정기명 변호사 <사진 김성환 프리랜서 작가>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여수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정기명 변호사가 오랫동안 시민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진정한 여수사람인 자신이 지금의 갈등과 반목을 해결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법률서비스 사각지대였던 여수에 지난 2002년 법률사무소를 개소한 여수토박이 정기명 변호사는 “지금껏 지역 민심을 모르는 중앙관료가 여수시장이 된 결과가 무엇이냐. 갈등과 반목만을 초래해 시민들만 피곤하지 않았느냐”며, “이제는 시민들의 속마음과 생활을 잘 알고 줄곧 여수에서 살아온 여수사람이 시장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또 소통과 관련해 “지금껏 시민들과 부대끼며 줄곧 소통하며 살아왔는데 소통의 특별한 비법은 따로 필요없다. 나에게 소통은 해당 사항이 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지금의 갈등국면을 해결하고 시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것이 새롭다면 새로운 것이고 여수가 나아가야할 이정표”이자, “자신이 반드시 여수시장이 되어야하는 이유”라고 포부를 밝혔다.

본지와 나눈 정기명 변호사의 인터뷰를 1,2부로 나눠 게재한다.

. 여수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고 이에 해결한 방안을 제시한다면.

=누구나 공감하듯이 여수시가 직면한 문제는 인구감소입니다. 인근 순천은 성장 도시로, 여수는 쇠퇴 도시로 지정됐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인구유출입니다. 모든 후보자, 전문가들이 어떻게 하면 인구감소를 막을지 고민했지만 추세적인 흐름을 막기는 어렵다는 중론입니다. 도시계획, 정주여건 개설 등 추상적인 얘기들이 언급되지만 정작 구체적인 묘책은 없습니다. 대안으로 정주여건 개선과 더불어 신대지구처럼 대규모 주택단지를 만들어야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교육 여건을 언급하기도 하죠. 권오봉 시장의 경우 웅천, 소호, 죽림, 만흥동지구 택지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데 거기에 율촌까지 택지개발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고 있습니다.

여수 한창진 시민운동가는 ‘압축도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구감소를 부정하지 말고 비관적이지만 25만 인구를 감안한 도시계획정책 수립을 주문하는데 이에 공감합니다. 인구유출을 막기 위한 비책은 사실 어렵습니다. 만약 시장이 된다면 전문가, 시민단체, 주민들과 공청회를 거쳐 수립된 정책은 시정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여수의 미래먹거리를 ‘가막만 르네상스’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과거 가막만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이 여수시민들에게 중요한 먹거리였습니다. 수산도시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지금 가막만을 둘러싼 돌산과 화양면 해안가에 우후죽순 난립한 관광시설에 문제가 많아 정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가막만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의 경우 차후 FDA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아마 지금 검사한다면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또 풀빌라 정화시설이 미흡하다보니 청정 해역이 오염되어간다. 결국 가막만이 죽으면 수산 양식업은 붕괴되고 맙니다.

비록 1970년대 화학단지가 생겨 여수경제를 뒷받침해왔지만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언제가는 폐쇄될지도 모릅니다. 향후 몇 십 년까지는 괜찮겠지만 후손들에게 물려줄 먹거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가막만은 사람이 살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수산도시, 해양도시로서 미래 먹거리는 영원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막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가막만 해안에 우후죽순 생겨난 풀빌라 정화시설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정기명 변호사 <사진 김성환 프리랜서 작가>

. 코로나시국 이후 여수시의 새로운 관광정책을 제안한다면.

=관광객이 많이 오면 좋은 것이 아닌가요. 많이 오도록 권장해야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좋은 펜션, 관광시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빈약한 문화컨텐츠를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역사유적, 문화역사를 연계한 관광컨텐츠를 만들어 상품화해야 합니다.

경남 통영에 가보면 이순신 장군 유적지를 토대로 몇 십년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놨습니다. 그런데 그쪽 지역 분들이 여수 오셔서 이순신 활동 관련 유적지가 많은 것을 보고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이순신 관련 문화역사가 이렇게 많은 데가 어디 있냐. 100년 미래 먹거리 창출이 가능한데 그런 것이 안 돼 있다”고 지적해 여수인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여수 이순신 장군 유적 관련 문화관광 컨테츠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최근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유적지 충민사를 비롯해 율촌 장도기념관을 둘러봤습니다. 아쉽게도 율촌산단에 조성된 장도기념관의 경우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는데 몇 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 보여주는 관광은 한계가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서 문화유적의 연계된 관광 상품화가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애정을 지닌 여수시민들이나 지도자들이 충무공 이순신의 주무대가 여수가 아닌 통영이 된 것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해야 합니다. 덧붙여, 이순신과 관련해서는 전장에 참여한 여수, 순천, 고흥지역의 이름없는 무명용사들을 조명하고 기리는 기념비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 최근 여수시-집행부 갈등 관련 소통이 부각되고 있다. 소통의 비결이 있다면.

=도시학자들이 말하길 인구 30만 도시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통의 문제는 노력이나 의지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느냐. 곧 인성, 퍼스낼리티라고 생각합니다. 현 집행부가 소통을 잘못한다는 말을 곧잘 들었는데 권오봉 시장의 경우 젊잖고 과묵한 성격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저는 소통이라는 것은 의지나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 시민들과 오랫동안 같이 생활한 사람이 자연스럽게 정서적 공감이 이뤄지는 것이라 봅니다. 여수를 떠나 40년 뒤 내려와서 ‘여수시민입니다. 여수가 고향입니다. 여수사람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되죠. 그건 여수가 고향일 뿐이죠. 여수사람은 같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이 정말 여수사람이자 여수시민입니다.

“정기명의 강점이라면 정서적 공감 능력입니다. 저는 여수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법대, 대학원을 거쳐 군법무관 10년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고향에 와서 20년 이상 변호사 생활을 하며 시민들과 소통하며 살아왔기에 소통문제를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줄곧 소통하며 쭉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렇기에 특별한 소통의 비법은 없습니다. 저에게는 해당사항이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열심히 공부해서 20대 중후반에 고시에 합격한 뒤 영감 소리 들어가며 수 십 년 대접을 받습니다. 그러다보니 우월 의식이 생길 수 밖에 없죠. 그런 사람이 누구에게 90도 절하겠어요. 그런 사람을 중앙관료라 칭하죠. 쉽게 말하면 9급부터 시작해서 사무관, 국장에 이르기까지 수 십년 간 밑바닥 과정이 생략돼 있어 공감 능력, 감정이입을 하기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중앙관료 스펙보다 시민의 맘을 달래고 이해하는 소통의 달인이 필요합니다.

사실, 여수시와 의회 간의 정쟁은 시민들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집행부 시장과 시의회 수장들이 양보 타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기가 국회와 정부입니까. 지방자치단체에서 여당·야당 뭔 필요가 있나요. 정치적 목적 하에 세력다툼은 안 되죠. 정말 불쾌합니다. 정말 화가 난 것은 권오봉 여수시장이 여수시의회 전반기 서완석 의장, 후반기 전창곤 의장과 줄곧 다툼의 연속이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 주체 측 사회자가 양쪽 눈치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우리가 뽑은 대표들에게 왜 시민이 눈치를 봐야하는지, 결국 시민만 피곤하고 그것은 정치인들이 시민을 무시한 것이자 교만한 것입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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