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시계획위원회(위원장 김안재/이하 중도위) 위원 6명이 지난 23일, (주)여수관광레저(대표 박순영)가 ‘지역특화발전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봉계동‘시티파크 리조트’사업에 대한 실사 차, 여수를 방문했다.

이들은 봉계동에 위치한 사업부지를 둘러본 후, 여수시청 상황실에서 특구 지정에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 대표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시티파크 리조트는 (주)여수관광레저가 여수시 봉계동 일대 51만8천평에 사업비 9백17억원을 들여 대중골프장 18홀과 52실 규모의 관광호텔, 15만6천평 규모의 산림욕장을 갖춘 ‘푸른숲’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티파크리조트 골프장이 들어설 봉계동 야산. 한려주공아파트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맨 오른편 산이 여수대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주)여수관광레저는 2007년 말까지 이 사업을 완공하겠다는 계획 아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사업부지는 대부분 보전녹지여서 ‘특구지정’을 받지 못하면 개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반부터 재정경제부에 특구지정을 요청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대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여수시민협, 여수환경운동연합 등 8개 시민단체들이 “이 일대 개발할 경우, 여수산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여과없이 도심으로 유입되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이 계속되자, 특구지정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건설교통부 중도위가 직접 여수를 방문해, 반대 명분의 정당성과 사업부지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내려온 것이다.

특구 지정을 담당하는 부처는 재정경제부이지만, 재경부는 지정에 앞서, 건교부 중도위의 심의 결과에 따라 최종 판단을 하기 때문에, 중도위의 심의 결과가 특구지정의 핵심 열쇠라 할 수 있다.

중도위 실사단은 이번 실사 결과를 오는 29일, 전체 회의에 보고하게 되며 이 자리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특구 지정 반대

여수시민협 한창진 상임공동대표

중도위 실사단에게 반대단체를 대표해 의견을 전달한 시민단체는 ‘여수시민협’이었다.

여수시민협에서는 한창진 상임공동대표와 김정영 실행위원장, 김태성 사무국장이 나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한창진 상임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시티파크리조트 사업부지 일대는 여수산단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오염 물질이 도심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로 지정됐던 산이었다”며 “그린벨트가 해제된 후에도 개발을 막기 위해 보전녹지로 묶어놓은 산에 골프장을 만드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영 실행위원장은 “시티파크리조트의 사업주가 특구법 발표 시기에 부지를 매입 한 것은 그린벨트가 해지될 것을 예상하고, 부지를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며 “평당 1만원대의 가격에 매입한 부지가 특구 지정시 100만원 대를 호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견을 청취한 김안재 위원장은 “골프장은 하나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대안이 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한창진 대표는 “골프장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골프장의 위치를 반대하는 것이다”며 “현재도 인근 순천에 골프장이 있고, 또 화양경제자유구역에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여수jc 등 “관광인프라 확충 위해 특구지정 불가피”

여수jc 최하종 회장

특구지정에 찬성하는 의견을 전달한 사람은 최하종 여수jc 회장, 이의근 국제로타리클럽 36-10지구 총재, 김종익 국제봉사단체 여수지역협의회 사무총장, 언론인 김영대 씨다.

최하종 여수jc은 “2010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원인을 관광인프라 부족과 SOC 미비였다”며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특구지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여수에는 18개의 골프연습장과 1만여명의 골프인구가 있으며, 연간 3백여원이 역외 유출되고 있다”며 “시티파크리조트건립은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에서 주장한 발암물질 유입에 대해서 “여수산단을 둘러싼 영취산, 전봉산, 호랑산 3개 산이 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구 지역은 213m의 봉계동산을 절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수산단 유해물질 유입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이의근 총재는 “사업자인 (주)여수관광레저의 박순영 대표의 평소 인품으로 봤을때, 그럴리 없다”고 말했다.

김안재 위원장 “설득도 하고 겁도주고 공갈도 쳐”

김안재 중앙도시계획위원장

찬성과 반대 측의 의견을 수렴한 김안재 위원장은 찬성 측 단체 대표들에게 “반대측 단체들도 골프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지만 현 위치를 문제삼고 있다”며 “왜 도심에 (골프장을 건설)하느냐. 다른데를 찾아 보는 것은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찬성 측 대표들은 “여수는 수산자원 보전지구, 국립공원 등으로 묶여 있어 골프장을 건설할 곳이 없다”며 오히려 “다른데 할 곳이 있다면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안재 위원장은 또 “(찬성 측에서는)50여개 단체와 30만명이 찬성하고, 거기에 시민단체 몇분이 반대를 한다는데 설득이 안돼냐. 설득도 하고 겁도주고 공갈도 치고 말이야. 그렇게 시민의 힘이 약한가”라며 찬성 측을 질타해, 반대 측 방청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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