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가 금오도 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7일 꽃사슴 20마리를 방사했다.

그러나 방사한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달 8일, 국립공원 관리공단으로부터 “생태계 파괴의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방사금지 협조공문이 도착했다.

이 때문에 지금 ‘금오도 꽃사슴’은 생태파괴와 관광자원의 두 논리의 경계에서 서있는 ‘경계동물’이 되어버렸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꽃사슴은 외래동물 생태계 파괴”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해상사무소는 지난달 8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내 외래동물 방사금지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여수시에 보내왔다.

이 공문에 따르면 ‘금오도에 방사된 꽃사슴은 외래동물로 금오도 고유의 식생 훼손의 우려와 함께 야생 고라니의 개체 수 감소 등 동물 생태계 유지에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꽃사슴을 회수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회수가 되지 않을 경우, 자연공원법 제 27조 국립공원내 외래동물을 놓아주는 행위는 금지 조항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시민단체에서도 꽃사슴 회수를 촉구했다.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남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계종 박사는 “사슴은 170여종의 식물을 먹어 치우는데다 번식률도 좋아 다섯 달마다 두 세 마리씩 번식을 한다”며 “꽃사슴을 방치할 경우, 금오도에 있는 780여종의 식물 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수시 “외래종 증거 없어, 관광 활성화 기여”



이러한 주장에 대해 꽃사슴을 방사한 여수시는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했던 여수시 남면 관계 공무원은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후기 왕실 사슴목장이었던 금오도의 역사성을 토대로 계획한 사업으로 4∼5년 후 여수의 관광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야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꽃사슴이 외래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꽃사슴은 만주종, 일본종, 대만종 등 세가지 종이 있는데 토종인 만주종은 6.25때 거의 멸종하고 현재 철원에 7∼8마리 남아 있으며, 시에서 방사한 꽃사슴은 만주종과 일본종 혼혈로 거제도에서 16년간 사육했던 것이어서 외래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꽃사슴이 인적이 드문 전답의 농작물에 약간의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꽃사슴을 전량 잡아들여야 할 정도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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