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학교 본관. 사진 왼쪽(깃발 뒤편)이 복지관이다. 이 두 건물 뒤로 조립식으로 된 숙소 한동이 있는데 이 건물 3동이 본교(제 1캠퍼스) 시설의 전부다.

인천 영종도 해양경찰학교 가보니…

해양경찰학교는 현재 인천 영종도 국제공항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여수발 김포행 비행기에서 내려 새로 건설된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도 운서역’에 내렸다.

해양경찰학교에서 마중을 내보낸 차량을 타고 영종도의 북쪽을 향해 약 10분 정도 달렸다. 개발공사가 한창인 벌판을 통과하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정부기관단지’ ‘해양경찰학교’라는 표지판이 나왔고, 곧바로 허름한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 나왔다.

이곳이 정부기관단지이며 단지 내에 해양경찰학교가 있다.

생각보다 적은 규모…여수로 바로 안오고 올해 천안으로 이전

●해경학교 건물 없어 타 시설 더부살이 중

정부기관단지 내에는 1~4층 짜리 건물 7동이 있고 해양경찰학교, 인천해양경찰서 특공대, 해양경찰청 항공정비대가 입주해 있다.

이중 해양경찰학교가 사용하는 건물은 본관 1동(3층), 복지관 1동(2층), 생활관 1동(1층 조립식)이 전부다.

면적은 대지 9만2281㎡(2만7915평), 건물 6651㎡(2012평)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적은 규모다.

수영이나 해상구조교육 등은 바로 옆에 있는 인천해양경찰 특공대의 수영장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운동장도 한군데 밖에 없어서 해양경찰학교, 인천해양경찰 특공대, 해양경찰청 항공정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본관 건물에는 사무실과 강의실 3실, 숙소 5실, 전경식당이 있고 복지관에는 식당 2개와 이발소, 매점, 세탁소가 입주해 있다. 전경 생활관에는 교육생들의 숙소 8실과 강의실 1실이 있었다.

작년부터는 이 시설로 교육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영종도 운서역 인근에 있는 ‘인천연수원’을 임대해 제 2캠퍼스로 사용해 오고 있다.

제 2캠퍼스는 대지 7만9292㎡(2만3986평), 건물 1만3034㎡(3943평) 규모이며 숙소 22실, 분임실 2실, 실습실 2실, 대강당, 식당, 운동장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신임경찰 교육은 모두 이곳에서 진행된다.

●해경학교 조직

이처럼 시설규모가 적은 것은 해양경찰학교가 2004년에 갑자기 만들어지면서 시설을 신축하지 않고, 임시로 인천해양경찰 특공대가 사용하던 영종도 정부기관단지 내 건물 3동을 얻어서 개교했기 때문이다.

과거 해양경찰들의 교육은 경찰종합학교(일반경찰) 내에 해경학과가 맡았다. 그러다가 해양경찰의 조직이 커지자 독자적인 교육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2004년 5월 6일 대통령령에 의해 해양경찰학교가 신설돼 개교했다.

해양경찰학교는 학교장(치안감) 아래 총무과(경정), 교무과(총경), 훈련단(경정)이 있다.

‘총무과’는 총무계, 경리계, 장비계로 나뉘며 ‘교무과’는 교무계, 교수계, 경비안전학과, 정보수사학과, 함정운용학과, 교양학과, 학생지도계, 학교이전 T/F팀으로 ‘훈련단’은 훈련기획팀과 훈련평가팀으로 나눠져 있다. 교직원은 모두 72명이다.

교육시설이 열악하고, 교직원 수가 적다보니 수영 및 해상구조 훈련 등은 인근 인천해경특공대에 위탁교육을 보내고 있는 형편이며 훈련함정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양오염방제조합 등 해양관련 기관 근무자나 일반인들을 교육생으로 받아들여 오염방제, 인명구조, 수상레저 교육 등을 계획하고 있으나 현재 시설과 인원으로는 그저 꿈에 불과하다.

●어떤 교육을 하나

대부분 이론 위주인 교육은 크게 △신임 경찰 교육 △신임 전경 교육 △경찰 재임자 전문교육으로 나누어진다.

새로 임용된 순경을 대상으로 하는 신임 경찰 교육은 6개월(24주) 과정이다. 1년에 보통 두 번 교육생들이 들어오고 한번 들어올 때마다 약 200명이 들어온다고 한다. 현재 이 인원은 제 2캠퍼스인 인천연수원에서 교육하고 있다.

3주 과정의 신임 전경교육은 매달 1회씩 연간 12회 입소하는데 보통 100~150명 정도의 교육생이 들어온다. 이들은 전경으로 입대하면 3주간 경남 진해에 있는 ‘해군기초군사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이곳으로 온다.

경찰 재임자 전문교육은 수시로 열리는데 일정은 2일에서 3주짜리 교육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런식으로 해양경찰학교에서 교육받는 인원은 2006년 기준으로 38개 과정, 78회, 3980명에 달했다.

올해는 38개 과정, 91회, 4260명에 대한 교육계획이 잡혀있다.

●올해 12월 천안으로 이전

해양경찰학교에서 교육받는 인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교육시설은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해양경찰학교는 올해 12월 천안으로 이전키로 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2005년 ‘차떼기 정당’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던 과정에서 국가에 헌납한 ‘한나라당 천안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

이 곳은 대지 40만2440㎡(12만1737평), 건물 5만4624㎡(1만6524평) 규모로 본관에는 사무실과 강의실 15실이 있고, 2개의 생활동에는 108실의 숙소가 있다. 이밖에도 운동장, 후생관, 직원숙소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현재 ‘학교이전T/F팀’이 꾸려져 천안 현지에서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학교이전T/F팀’은 천안 이전이 코앞이라 아직 여수 이전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 관계자는 “여수로의 이전이 2012년이기 때문에 천안에 터를 잡은 후, 여수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설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해양경찰학교 본교 내 생활관. 수영장은 인천해경 특경대 수영장을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제 2캠퍼스 전경. 영종도 운서역 인근에 있는 인천연수원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올해 12월 해양경찰학교가 이전하게 될 천안 소재 옛 한나라당 연수원 본관 건물 전경. 이미 해양경찰학교 깃발이 게양돼 있었고, 이전에 앞서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2년까지 여수 이전 완료 지역경제 파급효과 엄청날 것”

-. 여수로 이전하지 않고, 천안으로 이전하는 이유는.
▶현재 학교 규모가 너무 협소하다. 2004년 학교 개교 당시, 시설을 신축하지 않고, 타 기관이 사용하던 건물을 빌려서 개교를 하다보니 필요한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2012년 여수로 이전을 준비하는 동안 한나라당 천안연수원으로 잠시 이전하는 것이다.

-. 여수에서는 해양경찰학교의 규모가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규모가 너무 적어 실망이다.
▶그렇지 않다. 최근 해양경찰청장이 차관으로 승격된데다 해상 치안문제가 국제적인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해양경찰학교가 여수로 옮기게 될 2012년에는 그 규모와 역할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현재 해양경찰 전체 인원이 1만명 정도다. 그러나 2~3년 후에 현재 군이 맡고 있는 해상경계임무가 해양경찰로 넘어온다. 게다가 3년 후부터는 해양경찰에서 전경을 뽑지 않는다.

엄청난 길이의 해안선을 경계하고, 없어지는 전경의 역할을 대신하려면 많은 수의 경찰관을 임용해야 한다. 늘어나는 인원을 교육시키는 것은 모두 해양경찰학교가 맡아야 하기 때문에 학교의 외형이 지금의 몇배로 커지게 된다. 또 지금은 교육이 대부분 이론교육으로 짜여져 있다. 하지만 여수로 이전하게 되면 훈련함정을 확보해 실습교육도 해 나갈 것이다.

-. 해양경찰학교가 들어왔을 때 파급효과는.
▶먼저 교직원과 가족들이 여수로 이주할 수밖에 없다. 또 매주 교육생들을 면회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찾아오게 된다. 이로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해양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해상레저활동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교육시설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간에서 이런 시설을 갖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해양경찰학교에서 민간인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해양오염방제조합 직원들이 관련 교육을 받고자 해도 마땅한 교육시설이 없다. 해양경찰학교가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이런 교육생들을 받을 예정이다. 설령 우리에게 위탁교육을 시키지 않고, 민간이나 타 정부 기관 등에서 이러한 교육시설을 건립한다고 하더라도 해양경찰학교 주변에 건립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실근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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