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개최하려 했던 여수시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당시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하려고 했던 강용주. 송재향 의원이 불참한 의원들을 맹비난하고 있다.

이 두 의원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까지 들고 일어나 불참한 의원들을 맹비난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와중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15명의 의원들이 시정질문을 하려고 했던 강용주 시의원을 징계하라는 '징계 발의안'에 연서한 것.

연서한 의원들은 대부분이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들이다. 징계발의안의 내용은 ‘질서와 품위 유지의 의무를 가져야 의원으로써 강 의원은 지방자치법과 회의규칙을 무시했다'는 것.

또 ‘무례한 언사와 소란한 행위로 타의원의 발언을 방해하고 본회의장에서 반폭력적, 광분적 행동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좋다. 강 의원의 행동에 백번 문제가 있다고 치자. 하지만 강 의원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멀쩡한 의회를 파행시키게 만든 불참 의원들에게 원천적인 책임이 있다고 본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신들이 행한 소위 '원죄'는 회계하지 않고, 그 원죄로 인해 파생된 죄만 묻겠다는 심보 아닌가.

더 이해가 안되는 것은 징계발의안에 서명한 15명 중에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의장, 부의장이라고 해서 징계발의안에 서명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의회의 화두는 '법'이 아니라 '정치'다. 그래서 보통 의장과 부의장은 각 정파의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에서도 특정 정파에 휩쓸리지 않는 위엄을 갖춰야 한다.

달리 말해 아무리 어느 한쪽이 마음에 들건 안들건 간에 의장으로써 또는 부의장으로써 양측을 조율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고 의회운영을 원활히 해야 하는 사명이 있는 것이다.

일이 이 지경까지 온 것에 대한 책임이 어디 강 의원이나, 불참의원들에게만 있는 것인가.

의원들이 감정에 치우쳐 고성과 막말을 주고 받으며 의회 본회의를 파행시켰다면  회의를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한 의장단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

성 의장에게 당부한다. 지난달 29일 의장에 당선된 후, 수락 연설에서 "의회의 화합을 이뤄내고, 집행부와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고 말했는데 지금하고 있는 행동이 의회의 화합을 위한 행동인지 되짚어 보기 바란다.

누구의 잘잘못은 뒤로 하고라도 지금 이 시점에서 의장단이 위엄을 세우는 길은 파행을 수습하고, 의회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 주길 당부한다.

조승화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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