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보복공격이 끝나면 미국주도의 세계경제 질서가 미국, 유럽(EU), 중국의 3국체제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높다. 이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구조재조정과 함께 친미, 남북대치 등의 국가이미지 개선 등 신질서에 대응할 국가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17~18일 각료회의와 9번째의 정상회의를 거치는 동안 이 기구가 무역자유화와 경제기술협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EU, NAFTA 등 타지역 협력체에 비해 구체적 진전사항이 별무하자 비판적 시각도 많았다. 이에 이번 정상회의는 무역자유화 및 세계경제의 조기회복 추진에 합의하고 반테러선언을 채택하고 10월 21일 폐막했다.

연이나 정상회담에서 회원국간의 협력이 강조됐으나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압력도 작용했다. 특히 일본과 중국간에는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휴화산과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일간의 갈등은 지난해 아시아 경제중심축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표면화됐다. 경제중심축이란 세계 최대시장에서의 무역성과로 평가한다. 2000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최대 무역적자국은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부강은 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상반기에도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속에서도 중국경제만 유일하게 8%대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다. 세계은행(IBRD)은 중국경제가 구매력 기준으로 2010~2020년 사이에 세계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화제다. 또 최근 중국도 국력 2020년쯤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자체평가서를 발표하여 주목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유태계 자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국세기책(起債)시장에서 만큼은 화교(華僑)계 자금이 제1선 자금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이한 것은 화교계 자금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다국적 기업들이 대부분을 조달했다는 점이다. 다른 자금에 비해 조달비용이 저렴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다국적 기업들이 화교계 자금을 선호하는 것은 세계최대의 잠재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진출이라는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이 처한 여건을 살펴보면 중국이 조만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양국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나라는 어떤가. 어떻게 보면 제2교역국인 일본과 제3교역국인 중국사이에 샌드위치 상태로 놓여있다. 오히려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지 모른다. 이럴때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한국경제의 위상이 좌우된다 할 것이다. 이미 표면화 되기 시작한 일본과 중국간의 갈등구조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일본 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중간자 혹은 균형자 역할을 잘 활용해 한·중·일 3국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든가 통화스왑 협상체결 문제 등을 원만히 매듭지어야 우리 경제의 안정성을 보장 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되어 사족을 단다.

끝으로 중국은 우리와는 특별한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북한을 완충지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강력한 중국의 등장이 통일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심도있는 대비가 긴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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