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장어」라는 말은 정식 우리말 이름이 아니다. 먹장어의 영어 이름은 「hagfish」인데 영어의「hag」가 「보기 흉한 노파」를 뜻해 서양에선 보기 흉한 노파의 모습으로 비춰진 것 같다.
먹장어라는 이름은 깊은 바다에 살다보니 「눈이 멀었다」고 붙은 이름일 것이다.
□ 눈과 턱이 없는 「먹장어」
먹장어는 턱이 없는 대신 입술이 빨판 모양을 하고 있어 다른 물고기에 달라붙어 살과 내장을 파먹는 기생 어류이다. 입은 구멍 모양이며 양쪽에 4쌍의 수염이 나 있고, 아가미구멍은 옆구리 앞부분에 6∼7개 줄지어 있으며 6번째 구멍이 가장 크다는 것이 다른 종들과 쉽게 구별된다. 심해산(深海産)은 눈이 퇴화되어 흔적만 피부 아래 묻혀 있어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으며, 비늘(scale)이 없고, 지느러미도 꼬리지느러미가 고작이다. 아가미는 뚜껑이 없어서 나출(裸出)된 아가미구멍을 가지며, 부레까지도 퇴화하고 없다고 한다.
□ 바다의 청소부 「먹장어」
이 물고기는 남·북극지방만 빼고 아무 데나 사는 놈으로, 추운 지방은 수심 5ｍ 근방에, 더운 곳은 저 깊은 600ｍ 아래에까지 내려가 사는데 어디에 살든지 간에 언제나 바다 밑바닥에 살아서 「바다의 청소부(scavenger)」역할을 한다고 하니, 작은 벌레를 잡아먹기도 하나 주로 죽어 떠내려온 고기(시체)를 뜯어먹고 사는 기생 어류이기에 청소부란 별명이 붙었다.
□ 피혁(皮革)산업의 역군
먹장어 껍질은 생각보다는 질긴 콜라겐(Collagen)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뱀장어(eel) 껍질과 함께 핸드백, 구두, 가방, 지갑 등 「피혁(皮革)」산업에 중요한 몫을 한다.
여기에서 자갈치 시장의 그 아주머니들이 왜 피 튀기면서 먹장어 껍질을 벗겨 모았는지 감이 잡힌다. 흥미로운 것은 이 「장어 껍질(eel-hide)」 가공기술이 「한국」이 제일이라 이 분야에 관한 외국기사나 보고서에는 빠짐없이 「Korea」가 등장한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잡은 먹장어도 모두 냉동되어 우리 나라로 몰려온다. 그런데 이 물고기조차도 벌써 남획하여 그 수가 줄어든다고 학자들은 태산같은 걱정이다.
□ 가죽만 취하고 고기는 버렸던 생선
겉모습 때문이었는지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먹장어는 먹지 않는 생선이었다고 한다. 먹장어구이는 자갈치 시장의 역사와 함께 한다. 먹장어 구이는 6.25 전후 서민들의 애환이 깃들인 음식이다. 생김새 때문에 가죽만 취하고 고기는 버렸던 생선, 그래서 먹장어 값은 무척 쌌다. 자본 없는 자갈치 아지매들은 이 생선을 받아다 구워 팔았고, 역시 돈 없는 자갈치 남정네들이 이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가난한 시대를 버티며 살아갔다.
□ 먹장어의 영양과 약효
먹장어는 껍질은 지갑을 만드는데 이용하며, 내장 등은 몸통 채 구이로 사용된다. 먹장어에는 제한아미노산이 전혀 없고 필수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되어 있어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의 역할을 하며, 시력을 향상시키는 비타민 A의 보고이고 또한 고도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성인병 예방 식품으로 널리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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