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시점에서 연대회의가 과연 건전한 비판세력인지 그 정체성에 대한 확인 작업과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왔는지 냉정하게 돌이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밀실행정’을 질타해온 연대회의가 자신들의 회의가 ‘누가 어떻게 어디서’ 했는지 조차 매번 밝히지 않는 비밀주의를 고사하는 운동 방식부터 하루빨리 고쳐야 할 것이다.
먼저, 연등천을 살리고자하는 노력은 시민단체의 몫이 아니라 건전한 상식과 애향심을 가진 여수시민의 몫이라는 것을 말해두고자 한다. 이러한 전제를 염두해 둘 때 연대회의는 좀 더 겸허한 자세로 자신들의 주장과 대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여수시의회 제39회 임시회가 끝날 때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던 연대회의가 어렵사리 입장을 드러낸 것은 두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철골자주식 주차장의 부활 가능성이다. 둘째는 민주당의 월권 등으로 사안의 맥을 헛짚고, 나아가 ‘일부 언론’과 ‘여론 주도층’의 성숙하지 못한 문제제기로 본질과 다른 내용이 쟁점으로 부각됐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성숙하지 못한 문제 제기란 무엇인가? 다 된밥에 재뿌렸다는 것인가. 여수열린언론인협의회의 의회 지상중계는 여수시의 독선 행정과 집행부의 의회 장악 등으로 밀어붙히기식으로 진행되는 행정 행태에 대한 응징의 차원이였다.
이러한 보도로 스카이볼링장 주차장을 둘러싼 여러 집단들의 정체성을 확인했으며 지방의회 위상 강화와 ‘낮에는 백기, 밤에는 청기’를 드는 지방의원들의 색깔(?)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환경단체와 집행부의 뜻에 찬성을 표명한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토록 시민단체가 목놓아 외치던 비리의원들이 대다수였다. 과연 이들이 주차난으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을 해결하고, 연등천을 친환경적인 하천으로 만들고자하는 고심 끝에 부지매입에 찬성했는가. 시민운동의 결과물이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스카이볼링장 부지 매입 예산이 삭감됨으로써 어떠한 결론이 난 것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
대안은 누구나 얘기할 수 있고, 민주적 방식으로 최종 복안을 만들어내는 일만이 과제로 남아있다. 성숙한 지방자치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바로 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연대회의가 지나치게 민주당이 개입했다며 ‘어떠한 개입도 없도록 천명해야한다’고 반 협박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할 뿐이다.
연대회의는 일차적으로 민주당이 지방의회에 어떤 식으로 간여를 했는지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 지방의회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한다면 그동안 시민단체의 의회 개입의 정도는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주차장 부지 매입 예산편성에 깊숙이 관여한 시민단체의 개입은 또 무엇인가? 이 또한 지방의회를 우습게 아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수정안을 발의한 의원은 시민단체 소속 천상국 의원이였다. 천 의원이 과연 김충조 의원의 지시에 의해 움직인 로봇이였단 말인가. 당론으로 확정하지도 않았고, 김충조 의원의 개인적 의사표시 이전에 대다수 의원들이 주차장 부지 매입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터라 당 소속의원들의 결집이 가능했을 것이다.
민주당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인 연대회의가 집행부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입장을 보인 것은 또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지방재정법을 위반, 또는 위배한 예산 편성에 대해 ‘법적인 문제’ 운운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은 건전한 비판세력이 보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이미 연대회의는 바스프사 입주시 법령 위반과 관련해 도지사는 물론이고, 여수시장의 퇴진을 거론한 바 있다. 심지어 낙천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천명한 연대회의의 입장은 오간데 없고 화기애애한 관계 설정을 해나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상식있는 시민들이 혼란스러운 것은 바로 이 점이다. 바스프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던 여수시와 시의회 모의원, 연대회의가 이마트, 연등천 주차장 부지매입 등의 지역현안에서는 얼굴 맞대고, 풀어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볼 때 도대체 그 속을 모를 일이다.
연대회의의 고질병인 백화점식 운동 행태와 성명서 남발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음을 깨닫고 뼈를 깍는 자성과 내부 비판의 시간부터 갖는게 급선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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