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시작된 이래,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앞다투어 도시경관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을 발주하고, 나름의 차별적인 도시경관을 만들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차별적인 도시경관 만들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야간경관사업은 관광산업과 원도심 활성화 측면에서 일정한 명분을 갖고 있고, 많은 도시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모든 사업에는 빛과 어둠이 존재하듯이 야간경관조명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명분에 비추어 이 사업이 내포하고 있는 환경문제와 생태계의 변화, 넓은 관점에서 기후변화 등 많은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으며 관광산업의 측면에서도 이미 경쟁이 치열하여 차별적인 관광자원으로 인식되기 어렵다.

이렇듯 장, 단점이 분명하고, 장기적으로 볼 때 문제점이 훨씬 강한 이 사업이 각 지방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실은 무엇 때문일까?

첫째는 자치단체장들의 전시성, 한건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자신의 공적을 나타내기 위한 개발주의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런 욕구에 부채질을 해주는 명분도 있다. 최근 중앙정부에서 경관계획을 세부적으로 수립하도록 법률을 만들자,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앞 다투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는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치단체장에게 개발욕구를 자극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인근의 자치단체와 비교하며 마치 야간경관사업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도시경관사업과 야간경관사업은 서로 보완하는 역할이 중요한 데 오히려 야간경관사업을 위해 설치한 시설물들이 낮에는 도시경관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삐죽삐죽 솟아있는 시설물들이 주간 경관침해하는 것은 물론 보행자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즉 야간경관과 주간경관 두 사업이 충돌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우리는 도시경관사업의 본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심한 논의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시의 야간경관사업 추진방향과 진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종화동~중앙동~돌산대교 왼쪽 해안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야간경관은 바다로 나가야만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숨겨져 있는(?) 야간 경관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 나서야 한다.

외국이나 국내의 사례를 보아도, 야간경관은 도심지 어디에서나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높은 빌딩이나, 타워와 같은 랜드마크에 설치하는게 보통이다.

게다가 장소선정도 잘못됐다. 과연 태풍이나 자연재해에 야간경관 시설물들이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소인근에는 야간경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인도에 많은 가로등을 설치했다.

돌산 우두리에 설치된 트리식 가로등도 마찬가지이다. 오동도 방파제에도 야간에 불빛을 내기 위해 방파제 난간 위에 전부 휀스를 설치했다.

그러다보니 주간경관은 심각하게 훼손됐고, 보행자들은 보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사업의 방만함, 사업의 효율성, 국제 기후보호도시를 선언한 시 정책의 모순, 생태계의 파괴 및 환경의 피해, 예산의 우선순위와 완급의 문제 등의 문제점들을 제기하며 야간경관 사업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시의회에서도 많은 논란과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표결까지 가는 우여곡절 속에 통과되고 말았다.

여수시는 지금이라도 현재의 사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더 이상 야간경관사업을 확대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리와 운영에 만전을 기하는게 옳다.

세계박람회를 위해서도, 기부변화 국제시범도시라는 슬로건을 위해서도, 예산의 절감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이러한 지적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주장을 겸허히 수용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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