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오늘같이 참담한 심정으로 펜을 든 적이 없다. 주말 오후 망마경기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수시와 교육기관은 알고 있는가?

그곳에서는 토,일요일에 창평, 나주, 능주, 옥과, 전주 등지에서 온 통학용 관광버스가 수백명의 학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예컨대, 여수에서 타지로 유학간 학생들을 싣고 와서 일요일 오후면 다시 싣고 가려고 관광버스가 장사진을 치고 있고, 학생들은 배웅 나온 부모님과 여행용 가방을 끌고 승차를 기다리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어쩌다가 여수교육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필자의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어린 자식들을 타지로 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이렇게 여수가 타지역의 물 좋은 교육시장(?)이 된 것이 누구 탓인가.

누가 이 책임을 질 것인가. 이처럼 여수교육이 철저히 황폐화되어 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필자의 무능함에 한없는 자괴감을 느낀다.

어느 도시건 미래가 보이지 않으면 떠나기 마련이다.

금년도 서울대 입학성적을 보자. 순천 23명, 목포 20명, 광양 13명, 나주 9명, 여수는 3명이다.

이것이 전라남도 제1의 도시 교육성적표다. 이곳에 자식의 미래를 맡길 수 없어 2006년 285명, 2007년 335명, 2008년 250명, 2009년 341명의 우수한 학생들을 어쩔 수 없이 나주, 창평, 능주, 전주, 서울 등지로 보낸 것이다.

매년 학교가 하나씩 없어지고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교육 때문에 인구도 빠져나간다.

수인구가 2009년 9월 현재 29만 4,163명으로 작년 말 기준 29만 5,133명에서 970명이 감소했다. 매월 108명씩 줄어들고 있다. 1998년 3려 통합 당시는 33만명이 넘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벤자민프랭클린은 “교육에 투자해야 최고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천재 한명이 수십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말이 실감난다.

사업 중에 교육사업 같이 보람있는 사업이 없다. 그래서 자치단체마다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설립 등 교육사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예컨대, 목포시는 전남 제1의 교육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 5개년교육계획을 수립, 2007년부터 2011까지 매년 233억씩 1,164억을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금년에 서울대 20명, 수시합격 18명(총 38명)을 입학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서울대 13명을 입학시킨 광양시도 주말에 서울에서 우수한 강사를 초빙해서 집중강의하고 있고,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 여수는 어떤가. 만고의 진리인 선택과 집중은 하지 않고, 예산을 공평하게 배분하고 있고, 필자가 본란을 통해서 자사고 설립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수차 밝혔고, 여수시에 자사고 설립을 건의 했는데도 장학금만 늘린다고 하고 있다.

돈 때문에 학생들이 떠나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교사와 좋은 환경을 찾아서 떠나는 것이다.

여수의 시급한 과제는 교육문제와 투자유치다. 그런데 지금 여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재유출을 막고, 전국에 있는 인재들을 여수로 끌어 모으면 여수가 교육도시가 되고, 이곳에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면 그들이 여수를 먹여 살릴 것이 아닌가.

아라비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말을 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

시민의 말을 경청하고, 겸양하는 창조적인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애타게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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