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여수시가 박람회장과 연계되는 시내권 도로 6개소의 확장 및 정비를 위해 국비 지원을 건의했으나,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엑스포 준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 13일 국무차장 주재로 국무총리실에서 열린 '2012여수세계박람회 연계도로망 부처 간 협의'에서 오림동 버스터미널～박람회장 간 시내도로와 석창교차로 개선 사업은 타당성은 있으나, 건설비용은 여수시비로 충당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4대강과 세종시 등 사업으로, 돈을 써야 할 곳이 너무 많은 정부로서는 ‘지자체 소관인 시내도로 확장에 국고지원을 할 수 없다’는 원칙만 고수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예산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여수시도 병목구간 도로확장사업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알다시피 교통문제는 엑스포 성공개최와 직결되는 문제다.

 대전엑스포를 예를 들어 보자. 대전은 당초, 도로기반 시설이 미흡해 정부 내부에서 엑스포 개최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었는데도, 대전에서 엑스포를 개최했던 것은 각 고속도로 IC(유성, 대전, 서대전)에서 박람회장까지 진입하는 시내 도로의 구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대전엑스포장 진입 차량과 대전 시내 진입차량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호남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온 차량들은 대전 시내도로를 관통하지 않고, 대전엑스포장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전국에서 몰려온 관람객들은 자신들이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면 되었기 때문에 서로 엉키지않았다.

정부도 대전엑스포 접근성 향상을 위해  경부고속도로 서울~대전 구간을 8~10차선으로 확장한 것 외에 다른 고속도로에 대한 확장은 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관람객의 상당수가 대전엑스포장을 3회 이상 찾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뛰어난 접근성 때문에 대전엑스포는 1400만명이 찾은 성공적인 엑스포로 끝났다.

이에 반해 여수세계박람회의 가장 큰 단점은 고속도로에서 박람회장까지 멀다는 점이다.

게다가 노선이 협소해 병목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호남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전주~광양 고속도로를 이용해 순천과 광양까지  왔다고 하더라도, 다시 최종 목적지인 여수세계박람회장까지 약 35km를 더 운행해야 한다.

 향후 엑스포 행사장과 연계되는 도로가 순천~여수 자동차전용도로, 광양~묘도~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 국도 17호선 우회도로 등이 개통된다고는 하지만, 이들 도로에서 박람회장으로 이어지는 시내도로의 도로 폭이 2~4차선밖에 되지 않아 병목현상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

지난번 추석 때 한꺼번에 밀려드는 귀향차량들 때문에 순천에서 여수 시내까지 진입하는데 3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심각한 교통대란이 초래됐다.

조직위와 시에서는 환승주차장 4곳을 건설한다는 복안인데, 이 방안이 얼마나 먹혀들어갈지도 의문시된다.

왜냐하면 세계박람회가 열리게 되면 1일 평균 관광객 약 6만 여명, 차량 1만 5000여대가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차량들과 여수 관내 차량까지 합치면 시내 간선도로의 교통량은 1일 평균 10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서울 등지에서 여수 초입까지 오는데 3~4시간씩이 걸려, 관광객들이 이미 파김치가 됐는데, 막상 시내 초입에서 박람회장까지 또 서너 시간을 차안에서 보내야한다고 하면 누가 다른 사람들에게 여수세계박람회장을 둘러보라고 권유할 것이며 입소문을 낼 것인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대전엑스포는 박람회장 접근로와 시내도로가 분산된 탓에 교통체증으로 고생한 관람객들이 없었다.

다만 각 전시관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하루 만에 다 둘러보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그 덕에 엑스포 기간 동안 3회 이상 찾는 관람객이 많았고, 엑스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런데 여수박람회의 경우, 첫 방문에서 교통체증으로 생고생을 하게 된다면 누가 다시 올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엑스포현장을 다녀오라고 권하겠는가.

결국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여수엑스포성공개최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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