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투자이익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무조건 달려가는 게 세상의 이치이다.

그런데 그동안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겨냥해 호텔 및 펜션, 유스호스텔 건설을 나섰던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사업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박람회의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상당한 인센티브까지 부여하면서 추진했던 신월지구 옛 분뇨처리장과 웅천지구 호텔 건립사업은 물론 국동 호텔 사업, 돌산 유스호스텔 사업 등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투자협약해지를 당하거나 답보상태에 처해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투자를 약속했다가 포기하고 있는가?

첫째는 추진하는 기업체들의 상당수들이 자기 돈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국책사업인 세계박람회 사업부지에 투자를 하면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로부터 뭔가를 얻어내려는 기대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기대(?)가 충족되지 못하면 곧바로 포기해버린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은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와 여수시 등에 그럴듯한 사업계획을 제출해놓고 정부지원 등이 무엇이 있는지 타진하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사업을 접는다.

둘째는 투자여력이 없으면서도 전국차원에서 개발이 추진되는 곳마다 사업신청서를 내는 기업들도 있다.

웅천지구의 1차 공모에서 탈락한 WTC에너지그룹은 2차 공모에서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초기 협상부터 더 많은 요구를 하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돼 결국 실시협약을 맺지 못했다.

이 업체는 인천 송도, 강원 춘천 등 전국에 수많은 사업장에 투자하겠다고 언론에 홍보했으나 아직까지 성공적인 사례는 1건도 없다.

특히 WTC에너지그룹에 투자를 한 업체들이 상당수 있으나 투자원금도 환수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는 자금력도 건실한 기업들이 투자를 하겠다고 나섰으나 도무지 사업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아 투자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투자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돈과 인재의 부족이 아니라 불투명한 투자 전망이라고 한다.

실제로 여수 소호동에 4000억 원을 투입한 디오션의 경우 운영비 적자를 해소하지 못해 투자를 더 해야 되느냐 아니면 여기서 끝내야 하느냐를 놓고 심각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수지역에 민간투자유치를 가로막는 저해요인이 산적해 있는 게 사실이다.

아무리 시가 나서서 민간투자유치를 위해 행정적으로 논스톱서비스를 한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첫째는 투자의 가장 큰 장애물은 인구감소이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또는 민간투자유치를 하려면 최소한 지역인구가 적정선을 갖춰져야 한다.

예를 들면 특급호텔이 들어서려면 지역인구가 최소한 50만 명 이상이 상주해야 한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인구가 140만 명이 넘었는데 특급호텔이 없어서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한 뒤에야 비로소 현재 건설 중에 있다.

문제는 호텔을 짓는데 들어가는 투자금보다 운영했을 때 소요되는 운영비까지 적자일 경우 자금 조달의 비상이 걸리게 마련이다.

둘째는 지역민들이 투자기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애용해야 한다. 투자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세금 납부 등 그 존재만으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한다.

수도권처럼 사람과 돈이 몰리는 지역에는 굳이 투자기업에 대해서 챙기지 않더라도 이익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세계박람회가 개최되는 도시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에 대해서는 시와 시의회, 사회단체는 물론 시민들까지 나서서 투자기업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그 기업들이 생산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땅값의 폭등 때문이다. 현재 여수지역에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은 곳의 땅값은 최소한 50만 원을 넘는다.

따라서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려고 한다면 상환해야할 이자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이 발전하려면,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라도 시와 시민들이 똘똘 뭉쳐 기업유치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을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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