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빠르면 예정일을 한달쯤 앞당겨 5월 9일쯤 실시될 전망이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지방선거가 월드컵 축구대회 기간(내년 5월 31일~5월 30일)과 중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론을 모았기 때문이고, 이에 민주당은 선거 당일 국내에는 두 경기뿐이고 또 조기선거로 월드컵 준비에 차질이 올 수도 있다는 이유로 예정대로 6월 13일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양당이 의견 일치를 본 사항은 광역의원비례대표 선출시 정당명부식 1인2표제 도입과 비례대표후보중 당선 가능 순번에 의무적으로 여성후보 30% 할당 등이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해당 지역구 광역의원과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에 각각 별도 투표를 하게된다.
또 지방의원 유급화는 기초의원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그 정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행선거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은 시·도 단위로 선거구 인구 편차를 3대1로 하고, 또 시·도별 지역구 최소의원 정수를 현행 14명에서 17명으로 조정하는 문제도 힘을 얻고 있다.
정당명부식 1인2표제가 처음 부상한 것은 지난 7월 19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과 관련, 헌법재판소에서 현행 전국구 비례대표가 1인 1표제에 대한 한정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부터였다.
재판부는 그 결정문에서 현행 1인1표제 하에서 비례대표제는 유권자의 정당 지지와 후보자 지지가 엇갈릴 경우 절반의 선택권을 박탈당할 수밖에 없으며, 비례대표 의원 선출도 정당의 명부작성 행위에 따라 결정되어 직접선거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던 것이다.
또 비례대표에 여성후보 30% 이상을 추천토록 한 여성공천할당제는 이미 지난해 2월 정당법 개정으로 그 시행을 보게 되었지만, 정당들이 그를 이행치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번 더 속는 셈치고 법을 만들 줄을 알아도 법을 지킬 줄을 모르는 국회를 지켜 볼 수밖에.
우리 나라에서 지방자치가 민주주의의 훈련장으로서 민주주의의 기초가 된다는 견지에서 처음 시행을 본 것은 1950년 1월이었지만, 1961년 5·16 군사구데타로 폐지되었다가 다시 91년에 부활 올해로 꼭 10년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공천제도와 지방자치에 대한 국가 사무의 과도한 처리 제한으로 명실상부한 주민의 뜻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우리 여성은 사회의 편견과 함께 이 공천이 출마를 봉쇄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왜냐면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권은 사실상 그 선거구 지구당 위원장이 움켜쥐고 있고, 또 그 공천에는 으례 매관매직처럼 검은돈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원의 수는 여성의 정치참여 수준과 정치적 지위를 가름하는 일차적인 잣대가 된다. 현재 우리 나라 여성지방의원은 광역의원 5.9%와 기초의원 1.6%로 유엔의 권고수준 30%에는 물론 세계 여성의원 평균비율 13%의 반에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계 30% 공천쿼터제 도입은 우리 여성들의 내년 지방의회 진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여성의 정치활동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이런 제도의 보호 속에 안주하기 보다는 여성 스스로 지역구에서 남성후보와 당당하게 겨루어 의회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 여성 스스로 홀로섰을 때 그것이 진정한 여성정치이며 양성 평등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지난 11월 18일 다국적 컨설팅사 매킨지의 “한국의 세계 ‘톱10’ 선진국 진입은 고학력 여성의 활용에 달렸다”는 지적은 전향적인 자세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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