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서 속의 바지락

고려시대의 가요 청산별곡 2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여기에 나오는 「구조개」는 굴과 조개의 줄인 말로 추정된다. 따라서 고려 시대에도 우리 서민의 식생활에는 굴이나 조개 등의 패류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조개는 미의 원천

미인의 기준치를 고대 조각상인 「비너스」상으로 잡고 있다. 그래서 비너스는 영원한 미의 상징이다. 그 비너스가 조개 속에서 태어났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의 미녀인 백수소녀(白水素女)도 큰 조개 속에서 태어났고, 우리 한국 설화 속의 미녀인 조개아씨(貝姬), 고동아씨(螺婦)도 이름대로 조개류에서 태어나고 있다. 아무튼 조개는 동서양 할 것 없이 생명의 시원(始原)이요, 미의 모태란 것은 일치되고 있다.



□ 경포호의 적곡조개

옛날 강릉 경포대 아래에 한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이 집에 늙은 노승이 나타나서 쌀을 좀 시주하라고 부탁을 하였다. 구두쇠 주인 영감은 「너에게 줄 쌀은 없으니 쌀 대신에 이거나 가지고 가라」고 욕설을 하며 쇠똥을 한 삽 떠 주었다. 모욕을 당한 노승이 문밖으로 사라진 직후 그 집은 눈 깜짝할 사이에 폭삭 무너지면서 집터가 함몰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순식간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되었고, 그 부잣집 창고에 쌓아 놓았던 곡물은 모두 조개로 변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었던 후 이 호수에는 많은 조개가 나는데, 흉년이 드는 해에 많이 나고 풍년이 드는 해에 적게 난다고 한다. 이것을 그곳 사람들은 적곡조개라고 하였다.



□ 동맥경화에 효과 있는 타우린이 듬뿍

바지락은 빈혈에 효과적인 성분인 철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양질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을 1,052mg 함유하고 있는데 타우린은 혈액 속에 남은 콜레스테롤을 배출하여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때문에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 감칠 맛 나는 국물은 영양 면에서도 우수

「봄 조개, 가을 낙지」라 하여 봄에는 조개가 제철이고 가을에는 낙지가 맛있다. 바지락, 재첩, 대합, 가막조개 등을 삶으면 뽀얀 국물이 생기는데 감칠맛이 나고 몸에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조개국물의 시원한 감칠맛 나는 국물은 타우린, 베타인, 글루탐산, 핵산류(이노신산)와 유기산인 호박산 등이 어우러져 내는 맛이다.



□조혈작용이 우수한 식품

過食이나 위(胃)가 더부룩하고 토하고 싶을 때, 혹은 배(腹)속이 다소 이상이 있다고 느낄 때 바지락 삶은 국물을 마시면 거짓말처럼 치료된다. 상처를 입었을 때 바지락을 먹이는 것은 조혈작용(造血作用)이 강하고 상처를 빨리 회복시켜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황달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으므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친해두면 틀림없을 것이다. 또한 변비에도 매우 효과가 있으므로 여성들도 더욱 밥상에 올릴만한 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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