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돈선거를 막아라



연일 수많은 ‘게이트’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인 게이트의 출발은 어쩌면 고비용 정치구조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도 선거에 수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거철에는 으레 ‘돈을 풀겠지’라며 은근히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각종 게이트, 비리사건이 터질 때면 비리 정치인들을 손가락질하는데 있어서는 절대 2등이란 없다.

지방선거에서도 고비용구조는 마찬가지다. 지방 정치인 Ａ씨는 “여수시장 선거에 최소한 30억원은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선거운동 전에 들어가는 활동비와 선거사무실 운영비가 몇억원 정도, 선거전에 들어가면 27개 읍면동별로 각 1억씩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Ａ씨의 주장은 사실일 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러한 설에 대해 결코 놀라워하지 않는다.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인다.

여수시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도 마찬가지다. Ｂ의원은 “선거때 전혀 돈선거를 하지 않았는데도 며칠만에 수천만원이 깨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돈없는 시의원으로 소문난 사람이다.

그런 그도 “선거에서 수천만원은 돈도 아니다”고 말한다. 지방 정가에서 ‘아무개 의원이 선거 때, 3-4억을 썼다더라’는 말은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다.

시의원을 준비하고 있는 Ｃ씨는 지난해 결혼식에 가서 3만원의 축의금을 낸 혐의로 선관위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받고 난 그는 “다음선거에 내가 나올 줄 알고, 다들 청첩장을 보내는데 안 가볼 수도 없다. 그렇다고 선거법으로 제한된 1만5천원을 축의금을 내면 찍어 줄 사람도 안 찍어준다. 어디 다니며 내 욕 안하면 다행이지”라고 말했다.

요구하는 유권자, 유권자의 요구를 뛰어넘지 못하는 입지자들. 입지자들은 선거법과 유권자의 요구 사이에서 불안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선거에서 패할 수도 없고, 들키면 선관위나 수사기관으로 가야하는 불안함, 받은 사람보다는 준 정치인을 욕하는 사회풍조 속에서 입지자들은 혼자만의 외로운 비밀일기를 써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준 정치인, 받은 유권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논하지 말자. 유권자가 먼저 개혁하자. 받지 말자. 요구하지 말자. ‘21세기가 됐으니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치인의 검은 돈을 거부하는 용기를 갖자. ‘나만 깨끗한 척하면 뭐해’라는 생각을 버리고,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나만이라도 깨끗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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