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전경련이 ‘양대선거를 맞아 표와 인기에 영합하려는 정치논리로 인해 경제정책이 왜곡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금년이 한국경제성장에 큰 분수령을 이룰 만큼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우선 강조하고 싶다.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는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직도 갈길이 멀다.
그런데 양대 선거와 양대 스포츠를 치르면서 정책혼선과 사회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된다면 지난 4년 동안 겪어온 고통이 허사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우리 경제가 재도약(KDI가 분석한 월드컵의 국가 전체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1조4천7백97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5조3천3백57억원, 고용창출효과 35만4백96명 등으로 나타났다.)하는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예를 돌이켜보면, 표를 의식한 선심정책의 남발로 정책혼선이 빚어졌고 이익집단들의 자기몫 챙기기에 기승을 부려왔었다.
이러하니 사회분위기의 이완과 인기 영합적 정책공약으로 인해 반(反) 기업정서를 부추켜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기업의욕이 저상당하고 기업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행태가 반복돼 왔던게 사실이었다.
선거로 인한 민심의 이완과 정책혼선을 막는 첩경은 정부에 그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정책의 일관성 유지는 물론이고 법과 원칙을 철저히 적용함으로써 경제정책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를 원칙적으로 봉쇄해야 할 것이다.
또 정치권의 책임 역시 막중하다 할 것이다. 상대방 흠집내기 경쟁을 지양하고 정정당당히 정책대결을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선의의 경쟁을 정착시켜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예상되는 것은 경기과열 우려다. 국내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우리경제가 지난 3분기와 4분기에 경기저점을 통과해 완만한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경기부양에 치중하는 정책을 펼 경우 즉, 올해 예산의 65% 이상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할 계획인데다 막대한 선거비용의 영향으로 당장 물가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기업, 금융 부문의 상시구조조정체제정책을 통해 중·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제고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같은 구조개혁에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이를 감수할 수 있을지 의문으로 남는다.
노사분규 악화를 비롯해 선거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인 집단이기주의 분출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가 이같은 고비를 슬기롭게 넘길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 경제의 지난 50년을 돌이켜보면, 한국은 항상 한·미 관계를 그리고 일본은 항상 미·일 관계를 기본 바탕으로 깔고 두나라의 협력관계를 생각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정치적으로는 한·미·일 3국 간 안보체제의 강화와 경제적으로는 3국간 수직분업의 협력틀 속에서 지새워 왔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불행했던 한·일 역사관계를 뛰어넘는 차원에서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한·미·일의 결속이라는 큰틀 아래 그 좌표를 설정해 왔다고 본다.
필자는 우리경제가 금년이 큰 분수령을 이룰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세계경제질서는 지역주의와 다자(多者)주의의 공존으로 특정지을 수 있다. 이들 양대축 중심지역주의에 대한 관심이 과거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동북아는 지역주의와는 담을 쌓는 지역으로 인식되었으나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들 국가들도 지역주의에 대한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역사적 민족적인 자존심을 바탕으로 하여 한, 중, 일 관계를 설정하기 보다는 경제적 유대강화라고 하는 차원을 우선시해야 하지 않을까?
그 동안 한국경제는 대부분을 미국과 일본에 의존해 왔으며 그 원자재와 부품은 단순히 가공하여 내다파는 수출주도형 산업무역의 연계전략으로 고도성장의 경제시스템을 가동시켜 왔던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정치,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 등이 미국과 일본에서 불어오는 맛바람(東南風)에 길들어 온 것같다. 그리고 국민의 부정적 정서에도 문화적, 지리적 근원성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를 더욱 밀착시켜오면서 대일 의존성을 키워 온 것이다.
고로 대일 무역적자가 계속 눈덩이처럼 누적되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한·일 협력체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에 이르러 유감스럽다. 한중, 한러 국교정상화가 된지 10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대내외적으로 엄청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작년말부터 세계 제2의 수출대상국과 투자대상국 그리고 무역흑자국이 점차 중국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미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서 불어오는 동남풍 경제시대에서 중국과 러시아에서 불어오는 샛바람(西北風) 경제시대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사방(四方)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상호 중화되는 순풍경제시대를 겪게될 것이다.
BOK(한국은행)는 올해경제성장율을 3.9%로 책정했으나 민간경제연구원은 3.0%~5.0%로, IMF 4.5%, IBRD 3.4%,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3.8%, 미국 골드만삭스 6.5%로 내다봤다.
경제의 세계화(Golbaliation)는 하나의 세계경제로 통합되는 현상에 정반대 현상인 지역경제블록(Block)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15개국 EU는 2004년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2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고 미국, 멕시코, 캐나다 NAFTA와 동남아 10개국 ASEAN, 서남아 7개국의 SAARC 그리고 한국, 중국, 일본의 동북아자유무역협종(FTA)도 상호의견 차이로 좀처럼 실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중국이 ASEAN 가입이 확정된 상태이기에 한·일만의 자유협정 추진보다는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3국 협정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끝으로 2000년도 로열티 적자가 30억6천1백달러에 이르렀으니 정부는 IT(정보기술) 강국을 위해서는 R&D(연구개발) 투자에 전력 투구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해외고급 인력을 보다 쉽게 채용 선진기술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국가발전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정부와 정치인들은 물론 기업과 사회지도자들의 각성이 절실한 시점임을 명심할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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