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인류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제1의 자원이다. 이제 물은 지구촌 최대 관심사중 하나다. 물위기는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이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어 범 세계적인 물위기가 닥치고 있다. 20세기의 두가지 중요한 유산인 인구폭발과 기술발달이 물 부족을 야기했다.

급박한 물 부족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투자와 통합적인 수자원 관리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물 부족문제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UN은 영국, 캐냐, 소말리아, 아라비아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으로 따지만 물 부족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역에서 내리는 연간 강수량은 약 1천2백83㎜로 수량으로 환산하면 1천2백67억㎥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바다로 유입되기 전에 평균 5백70억㎥가 증발되거나 지하 등으로 손실되고 나머지 6백97억㎥가 하천으로 흘러드는 가용수자원이다. 이중 37%인 4백67억㎥은 여름철 홍수 때 바다로 흘러가버려 실질가용수량은 평상시 유출량인 2백30억㎥에 불과하다. 이는 년간 강수량의 18%에 그치는 규모이다. 그러니 조금만 가물어도 취수장애가 발생하는 등 근본적으로 물부족 사태를 만든다.

20세기의 국제간 분쟁원인이 석유였다면 21세기는 물 분쟁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물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져 전 인류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표수와 바다물, 지하수, 빙하는 물론 대기층에 포함된 수분까지 통털어 13억8천5백만㎦에 이르는 엄청난 물이 지구상에 존재한다. 이 어마어마한 부존량도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수요증가로 물 부족현상을 가져온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상관측이래 최악의 봄 가뭄으로 1백년만의 대가뭄이라던 여름철에는 태풍도 없었던 한해로 가뭄이 매우 심각하더니 전국 다목적댐 평균저수율이 36%까지 떨어지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겨울에도 비나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아 장마전까지는 많은 비를 기대할 수 없어 물 부족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물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댐을 건설하는 방법이 있지만 문제는 적합한 지역의 물색, 환경 파괴의 걱정, 지역주민의 생활터전과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천문학적인 건설공사비 등을 고려한다면 결코 단순한 일은 아니다. 지난 연말 현재 건설되었거나 건설중인 댐은 1천2백13개에 이른다. 국토면적당 밀도로 따져 세계 제1위 절대수치로도 세계 7위의 규모다.

우리보다 물 사정이 훨씬 좋은 일본은 2천6백9개의 댐이 건설되었는데도 현재 2백38개의 댐을 건설중에 있으며 미국의 경우 8만2천7백4개댐 외에도 24개댐의 건설을 추진중에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소양강댐의 13배나 큰 산샤댐의 건설이 본 궤도에 올라 베이징, 텐진 등 북부지역의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양쯔강 물을 수천㎞의 대수로를 통해 황하로 보내는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오늘날 이스라엘과 회교국간의 정치적 갈등과 요르단강을 둘러싼 물 문제가 맞물려 6일전쟁이 일어났으며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나일강, 겐지스강 등의 장대하천을 둘러싸고 인접국가간의 심각한 물 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은 물문제가 지구촌의 최대관심사로 생각한다 할 것이다.

인도와 파기스탄이 인더스강 문제를 처리하듯이 일부 경우에는 서로 관계가 나쁜 나라 간에도 수자원에 관한 협력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는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UN은 1992년 11월 제47차 총회에서는 매년 이날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물 위기는 이미 시작되어 2001년 물 수요에 대한 공급의 여유가 7억t에 불과하다 한다. 2011년이 되면 전국적으로 20억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팔당댐 저수량의 8배에 해당된다. 정부는 심각한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댐건설 등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자치단체와 환경단체간의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예로부터 치산치수는 제왕의 통치근간이었다. 물을 관리하는 것은 치수(治水)와 이수(利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치수는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물을 제어하는 양적인 관리를 의미하고 이수는 사람에게 유리하도록 물의 이용을 도모하는 질적인 관리를 의미한다. 지금 수도권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 거대한 인구가 팔당 상수원 하나에 의존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팔당 상수원 하나로 수도권 인구의 물 수요를 질적양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지 두렵다. 이수와 치수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없이는 21세기 국가경쟁력 확보와 국민생활환경의 개선 발전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정부는 무엇보다 더 늦기전에 이미 우리앞에 다가선 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댐 건설 등 다각적인 물의 질적수요를 고려하여 ‘치수와 이수’ 관리정책을 국민의 생존권 차원에서 우리 모두 지혜를 발휘하고 힘을 합쳐 서로 양보의 미덕을 보일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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