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사건((麗水順天事件: 약칭 여순사건)의 민간인 희생자들의 일부는 국군과 경찰에 의해 희생됐다고 지난 11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가 밝혔다.

즉, 공권력에 의해 여순사건의 민간인 희생자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2006년 7월 시작해 4년여 만에 결실을 본 이번 조사결과는 당시 사건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불법적으로 자행됐음을 국가가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여순사건 희생자의 진실규명을 위해 특별법까지 만들어 추진했으나 결과는 ‘너무나 미흡하다’는 평가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를 보고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째는 정부가 이러한 진실을 규명하는데, 60여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물론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여수 주둔 국방경비대 제14연대가 제주 4·3사건 진압을 위한 파병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남로당 계열 장교들이 주동이 되어 반기를 들었으며 여수·순천을 비롯한 전남 동부지역 등에서 군·경과 무력 충돌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이 집단 희생된 것이다.
 
그러나 ‘반공이 국시’이었던 시절에는 정부의 공권력에 희생됐다는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가 너무 늦게 공권력에 희생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둘째, 진실화해위는 여수지역에서 민간인은 124명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불법적으로 집단 학살당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민간인 희생자 수는 당시 피해추정 인원의 10%수준에 불과하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당시 희생자 추정 인원의 10분의 1만을 진실화해위원회가 인정했으며 신청인 중심의 형식적 진실 규명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대해 사과와 위령 사업 지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역사기록 정정 및 수록, 평화인권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진실화해위의 보고서에는 “희생자에 대한 위령사업이나 명예회복, 보상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도 이왕지사 여순사건의 민간인 희생자가 공권력에 의해 희생됐다고 인정한 만큼 유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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