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취업비리’가 터졌다.

1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여수산단 내 모 대기업 직원 박 모씨(52)와 모 신문사 기자 정 모씨(39)가 서로 짜고 박 씨가 근무하는 기업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모두 9명으로부터 6억 원이 넘는 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번에 취업비리가 터진 이 회사는 몇 개월 전에 본사차원에서 여수공장을 내사, 취업사기혐의가 있는 직원 2명을 퇴사시켰다는 설도 돌고 있다.

그런 와중에 또 다시 취업사기가 터진 것이다.

이 기업은 예전에도 한번 대규모 ‘취업비리’가 터져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물론 해당기업에서는 정당한 인사채용이 ‘취업비리’로 연루되는 것을 못내 못마땅하게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역에서 인력충원을 하는 것은 기업의 정당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국가산단의 입주업체들은 인력채용을 외주 또는 서울서 전담한다.

그러나 이번 취업비리가 터진 업체의 경우 여수 현장에 투입될 인력은 자체에서 뽑는다.

이 업체는 신입직원을 뽑을 때 모집정원의 3배수를 더 많이 뽑아 영어와 화학, 일반상식 등의 필기시험 등을 통해 부적격자를 걸러낸다고 한다.

또 그룹차원의 적성검사->해당 직렬 책임자의 블라인드 면접->임원면접 등 3단계의 면접과정을 거치고 나서 다시 3개월 동안 직업훈련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도 부적격자를 골라내는 등 모두 5단계의 인사채용을 거친다고 한다. 이러한 철저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돈을 주고 취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노조가 추천한 특별케이스로 채용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취업사기를 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취업비리를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산단에 돈을 주고서라도 취직하겠다는 희망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즉, 산단에 돈을 주고 취업할 경우 몇 년 만 근무하면 소개비로 준 몫 돈을 전액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취업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우리지역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산단기업에 취직하면 ‘로또 탔다’는 식의 횡재를 얻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둘째는 고질적인 ‘한탕주의’ 문화이다.

지금까지 취업비리는 채용을 전담하는 부서가 아니라 총무부 등 연관부서에 근무한 내부 직원의 사기로 발생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총무부는 인사 관리자와 지근거리에 있기 때문에 채용정보를 꿰뚫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 산단기업에 근무한 직원들 가운데 일부 불순한 의도를 갖는 직원이 손쉽게 일거에 큰 돈을 챙기려는 저의에서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취업비리’를 노리는 브로커들이 상당수 많다.

우리지역에는 전문성이 없으면서도 전문가로 행세하는 ‘나쁜 브로커’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일각에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서 부동산을 알선하는 전문가보다 자격증도 없으면서 부동산 거래를 전문적으로 하는 부동산 브로커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들 브로커들을 척결하는 방법은 모든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취업비리’의 브로커로 언론인이 연루됐다는 사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인의 사명을 망각하고 외부 브로커 3명으로부터 취업희망자를 물색해 박씨한테 소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할 정씨는 하루빨리 자수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또한 돈을 주고라도 산단에 입주한 기업에 취직해야겠다는 취업희망자들도 문제가 있다.

인사채용 담당부서에 전화만 하더라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알 수 있음에도 브로커들의 현란한 화술에 넘어간 것이다.

취업희망자들도 먼저 돈을 달라고 하면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 이밖에 인사채용을 하는 기업들은 취업채용과정을 언론을 통해 떳떳하게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채용광고를 낸 뒤 담당자 연락처를 명시할 경우 사전에 취업 사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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