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옆 용기공원 주차장 용도변경과 예산안 반영을 둘러싸고 시민단체 연합단체인 연대회의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정책의 입안, 집행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의 불일치에 의하여 긴장이 있음은 당연하다.

오히려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단순히 새로 취임한 시장이 자신의 정책을 의지를 갖고 실현하고 있다는 것과는 다르다. 시장 선거전 당시 열세이었던 무소속 현 시장과 시민운동가 출신의 정당후보와의 정책적인 연합을 매개로 일부 시민단체출신들의 지원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당선직후 동일한 수로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아직도 그 협의회의 활동은 유효하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시민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장이 이를 강행하고자 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권력의 분점이 어렵다는 사실도 이번 용기공원의 사태로 명확히 확인될 수 있었다. 현 여수의 정치상황을 경제로 빗대어 보면 사업파트너에 대한 배반으로서 신뢰의 상실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신뢰의 상실은 이를 깨뜨리는 쪽이 장기적으로 더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음이 경제계에서는 경험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출범한 취지와 다르게 진행되었을 때 깨트리는 쪽도 문제지만 피해자로서 상대방도 그 책임에서는 자유스럽지 못한다.

여수시민에게 공약한 원래의 정책협의 취지에 맞게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하여 다시 신뢰로 회복되는 것이 양 당사자에게 득이 된다.

시장진영의 다른 쪽인 정책협의회 한 축에서는 분명한 자기 입장을 표명을 해야 한다. 정치인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자신의 현재의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분명 김충석 시장은 몇 개월 전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창립기념 초청자로서 정책연합을 통한 정책협의회는 임기 내내 지속될 것이고 천명을 하였다.

그 천명에 따라 이번 용기공원도 정책협의회의 조율에 따라 당연히 의견을 모았을 것이라고 여수시민은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진영으로 정책협의회의 위원으로 참여한 분들의 대 시민에 대한 입장표명을 분명히 해야만 하다.

정치에 개입하면 이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한 당사자들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한국정치를 후진적이라고 혹평한다. 그 혹평의 근저엔 한국의 정치인들은 이념이나 노선에 의한 정치적인 행위보다는 계파로서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계파정치는 당연히 권력을 중심으로 모아지고 흩어진다.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민진영출신의 정치인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계파 등 사적인 이해관계로서 비교적 자유스럽기 때문이다.

관행화된 기존 정치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다.

시장 취임이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이전 시장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많은 시민들이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최근에 '그 나물에 그 나물이다'라는 속된 표현들을 쏟아 붙고 있다.

집권자로서 권력층은 당연 많은 비난을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건 권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비싼 대가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권력도 직접 행사하지 못하고 집권에 도움을 주었던 정책협의회의 한 축으로 참여한 다른 정치집단은 특정 정책에 대하여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면서 그냥 비난을 받았다는 억울함을 가질 수도 있다.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하는 정치의 특성상 이는 당연하다고 보인다.

현 시장의 들러리가 아니라는 선언을 함으로써 비난으로부터 조금은 자유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집권을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였기에 자신의 정치적인 지향점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는 적극성이 더 요청된다.

권력은 그 특성상 부패하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비판하고 때로는 행동으로 저항하기도 하는 어려운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감안하지 않고 정책협의로서 정책연합을 하였다는 변명은 일반 유권자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다.

시민단체의 구성원의 역할도 반성해 볼 시점이다. 우호적인 권력이 집권하더라도 NGO의 생명은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으로서 비판이다.

이전 노무현 정부의 시절 이를 학습효과로서 톡톡히 경험하였다.

일부 NGO활동가들은 이전 시장에 비하여 돈 문제 대하여는 깨끗할 개연성이 있어 시간을 갖고 기다려보자는 의견도 제시를 한다.

이는 스스로 시민활동가임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권력에 편입되는 순간 시민활동가들은 이전의 개인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권력의 관점에서 어떻게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 헌신할 것 인지만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번 무상급식, 이번 용기공원 사태 등은 권력관계를 우호적인 관점에서 지켜봄으로써 파생된 사건이다.

이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정책협의회에 참여한 인사들 특히 시민단체 활동가를 자임한 위원들의 자기 책임의 방기이고 2차적으로는 이를 비판의 관점에서 꾸준히 견인해 내지 못한 지역 시민단체이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정책협의를 임기 내내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현 시장에게 그 귀책이 있다. 이번 용기공원의 사태를 통해 상식이 통하는 경제학의 합리성이 여수의 정치지평에도 조속히 적용되기를 일반 주민들은 다만 바랄뿐이다.

정치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들의 최대 덕목은 어떤 결과에 대한 자기 고백적인 반성이다. 오현섭 전시장과 정치적인 지향을 같이 한 인사들 중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이를 공개적 아니 비공개적으로나마 여수시민들에게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 통회를 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오히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이번 김충석 시장의 경우만은 여수에서도 현시장의 임기이후에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당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김 시장 주변 사람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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