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지 축구 자체를 즐기고 사랑하는 모임입니다. 실력이야 친목만 잘 유지되면 자연스레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조기축구회 ‘제우(弟友)’.

제우는 친목이자 가족을 의미하고 ‘정’을 강조한다.

이 끈적한 정은 경기도중 흔히 내뱉어지는 욕설 한번 들을 수 없고 많은 골차로 게임에 져도 환한 얼굴로 서로의 어깨를 다독거릴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회장을 맡고있는 신백식(38)씨는 “단지 축구만을 위한 모임이 아닌 친목이 우선인 ‘계’라고 할 수 있고 서로가 가족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타 축구회로부터 가장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자랑했다.

대부분의 조기축구회가 같은 직장이나 지역 선후배사이로 조직된 반면 제우는 그야말로 짬뽕 그 자체다.

자영업, 은행원, 제과업, 유통업에서 무직자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이 축구라는 하나의 고리로 돈독한 정을 쌓아가고 있다.

‘돈독한 정만큼 이들의 실력도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는 회원들의 자평이다.

창단 3년째를 맞이한 제우의 최고의 성적은 올 6월에 거둔 동백연합대회 우승.

동백연합대회는 제우와 친선경기를 자주 갖는 봉화, 두레, 선우 등 네 팀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대회로 올 3월에 첫 대회를 가졌고 2회대회에 당당히 우승컵을 거머줬다.

단지 3개팀에 이긴 것이라고 폄하할 수 있겠지만 속칭 ‘개발’이라고 불리는 회원들의 개인기 향상과 회원들의 자신감의 충전은 어느 축구회도 결코 얕잡아 볼수만은 없는 팀이다.

이들은 다음달 1일 진남경기장에서 열릴 3회 대회도 우승을 장담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동백연합대회의 규모를 늘려간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신씨는 “현재 동백연합이 4개팀에 불과하지만 다른 축구회와도 친선을 도모해 20여개팀이 출전하는 대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운동을 하다보면 늘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경기장.

조기축구회 대부분이 초등학교나 중학교 운동장을 빌려쓰다보니 학교측과의 마찰은 물론 운동장이 축구장 규격에 비해 턱없이 작아 11명은 커녕 10명이 차기에도 비좁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축구회별 시합은 자연 진남경기장이나 망마경기장으로 집중되고 이곳은 한달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해야 잔디를 밟아보며 어설픈 슬라이딩도 마음껏 해대며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이같은 여건이 ‘잔디구장은 아니더라도 규격에 맞는 경기장 두세개만 있어도’ 하는 조기축구인들의 소박한 바람을 지울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신씨는 “여수시가 월드컵 붐은 물론 체육활성화를 이루는 길은 체육을 생활화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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