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수는 어느 공무원의 거액 공금 횡령 사건으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시청회계과에 근무하는 김씨가 부인의 사채 빚을 갚기 위해 3년 동안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불법 자금은 주로 친인척의 주택 구입이나 보증금에 쓰였다고 한다. 워낙 교묘하게 빼내갔기 때문에 환수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이에 순천지검은 여수시 회계 관리 시스템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박람회 기간 내내 여러 지역에서 온 관람객과 외국인들을 보며 느꼈던 자부심. 이것은 다른 지역 사람들은 모르는, 오직 우리 여수에 살고 있는 시민만이 알고 있는 뜨거운 사실이다. 그런 박람회가 마무리된 지 얼마 안 되어 벌어진 사건에 여수 시민들은 자존심에 큰상처를 받았다.

박람회를 성공리에 끝낸 우리 시민들은 모두 가슴에 큰 별을 달았다. 지금도 많은 시민들이 박람회 근처를 지나가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있으니, '여수에살고 있는 내 인생의 한 토막이 매우 값지다'라고 말한다.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무단통행하지 않기', '승용차를 놔두고 대중교통 이용하기'. '청결, 질서, 친절, 봉사’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우리 시민 모두가 쓰레기를 줍고 박람회 기간에 큰 비가 오지 않도록 기도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박람회 때의 교육 효과인지 요즘 어르신들은 교통신호도 잘 지키시며 길을 건너신다. 거리도 더 이상 더럽지 않고 상점과 음식점은 청결하고 친절하다. 이제는 어느 누가 찾아와도 부끄럽지 않은 여수가 되었다.

재작년 여수시장의 뇌물 비리사건이기억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터진, 이번 공무원 횡령 사건으로 내년에 우리 여수가 정부로 부터 받을 지원은 적어질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요컨대, 여수시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잘 짜서 구멍난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 지금 이런 현실이 너무나 속상하고 불쾌하지만 우리 시민들도 협조해야 한다. 시민들에게는 각자 가정이 있고 그 가정은 더 큰 울타리인 여수시에 속한다.

여수시의 관리 소홀로 벌어진 일이지만 잘못한 일로 시민들이 패배 의식에사로잡히지 않도록 하자. 다시 한 번 큰 활개짓으로 날아오를 것이란 긍정적인 생각을 갖자.‘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지금, 여수시는 커다란 벽에 부딪쳤다. 울타리가 망가졌을 때는 그 안에 사는 주민이 수리해야 한다. 친숙한 만큼, 더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매년 미국 무비가이드사가 주관하는 헐리우드 시상식인‘ 2013 무비가이드 어워드 코리아’가 여수에서 개최된다. 이것은 국제영화제로 세계적인 유명 배우들이 다수 참석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박람회에 이어 국제행사를 유치한 만큼 우리 여수 시민들이 실망감에 너무 젖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여수 시민들이 피땀 흘려 낸 혈세로 이루어진 공금을 횡령한 김씨 부부에게는 마땅한 형벌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2의, 제3의 김씨가 나오지 않도록 여수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더불어 자성을 통한 철저한 관리 감독 시스템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비난보다는 격려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 같아서는 김씨 부부에게 빗자루를 주어 여수의 도로를 쓸게 하고 싶다. 매일매일 자신들이 여수에 뿌려놓은 '수치심'과 '허탈감'을 쓸어 담게 하고 싶다.

마스터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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