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원인, 설비노후보다 부주의가 많아…안전관리 미비 원인
종합적인 사고 감시 예방 위한 센터 건립 시급…200억원 필요

여수산단은 국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사고 발생시, 최악의 환경오염과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화약고'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특히 여수산단의 재해사고에서 주목할 점은 이번 대림산업의 폭발처럼 공정개선과 연차보수 등 시설개선 작업중 폭발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명 '셧다운'(정기보수) 기간에 유독가스 누출, 화재사고가 주로 발행하고 있으며 대부분 사고를 당하는 사람은 하청업체 근로자들이다.

2008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하청 근로자의 사망률은 △2001년 77.8% △2002년 66.7% △2003년 80.0% 등 평균 70%를 초과하고 있다.

설비기술 발전 불구 사고 증가
여수산단의 설비 연수가 증가하면서 사고율도 급증하고 있다.

1970년대는 7건의 사고로 9명이 사망했으며, 1980년대는 33건의 사고로 3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1990년대는 사고가 122건으로 폭증해 32명 사망에 부상자 117명이 발생했고, 2000년대에는 138건의 사고로 60명이 숨지고 176명이 부상을 입었다.

최근 3년간은 2010년 9건(사망 3명·부상 5명), 2011년 8건(사망 2명·부상 11명), 2012년 9건(화상1명·부상 65명) 등으로 나타났다.

작업부주의·시설미비가 사고 원인
설비 연수가 증가함에 따라 시설이 노후화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설비 기술 또한 함께 발전한다는 점에서 사고의 원인을 시설 노후화로만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발생한 사고를 분석한 결과, 부주의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설미비 3건, 감독소홀 1건 그리고 원인미상 2건으로 나타났다.

즉, 설비 노후화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 만 잘하면 대부분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도급업체의 철저한 현장 감독과 사고 업체에 대한 엄정한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도 '교육도 투자'라는 생각을 갖고, 안전관리자의 능력 향상을 위해 각종 전문교육과정을 이수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불감증은 대부분 근로자의 기술과 경험부족에 따른 것으로 이것은 근로자보다는 관리자와 작업 지휘자의 결함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회사의 안전의식 부족과 작업절차 미준수, 현장감독 소홀, 미숙련 작업자 현장투입, 안전관리활동 위축 등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시설 보수와 안전교육 강화는 물론 시설물 안전을 위한 관리와 검사제도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수산단 안전관리 기구 설립 시급
또 여수산단 전체의 안전을 협의하고 공동으로 관리하는 기구 설치도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10여년 전부터 제기된 것이 '종합방재센터' 설립이다.

여수시는 2004년, 정부에 종합방재센터 설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방재센터 건립은 여전히 미뤄지고 있다.

그 사이 여수산단에서는 2011년 1월 대규모 정전으로 20여 업체의 가동이 중단됐다. 2012년 6월에는 한국실리콘 가스 누출로 42명이 중독됐고, 이번 폭발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대형 사고와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렇다고 여수시가 자체적으로 '종합방제센터'를 만들 수도 없는 입장이다.

여수산단은 국가산단이기 때문에 종합방재센터를 만들 경우, 국가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

종합방재센터 건립에 필요한 비용은 160억∼200억원으로, 도와 여수시는 국가산단인 만큼 전액 국비 지원을 원하고 있다.  게다가 종합방재센터는 소방, 가스안전, 산재예방, 의료 등 종합적인 감시·분석시스템, 악취 분석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진행하기도 어렵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이상 종합방재센터 건립을 미룰 수 없다고 보고 국고 지원을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유해화학물질이 국가적 관심사로, 특히 여수산단의 경우 화약고로 떠오른 만큼 방재센터, 안전원과 함께 환경성 질환 연구센터 건립도 고려해 볼 때"라고 말했다.

이실근  yosu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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