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꿈도 못꾸고 취업 막막... 생계문제 함께 풀 과제

2000년 이후 국내 입국 탈북자는 총 5,766명. 이들 중 78%가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1인 기준 34만원, 2인 가족은 53만원, 3인 가족은 70만원을 각각 지급 받는다.

현재 우리지역은 탈북자 수가 38명 22가구로 전남지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지역 탈북자들은 과연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이들을 만나보았다.                     

우리지역 새터민 어떻게 살고 있나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 중 우리지역에 정착한 새터민(북한이탈주민)은 2004년 26명에서 2005년 10월 현재 38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여수경찰서 보안과에 따르면 우리지역에 정착하는 새터민이 증가하는 이유는 살기 좋은 자연환경과 여수경찰서 직원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새터민들 사이에 알려졌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현재 그들은 관내 문수 주공아파트, 미평 주공아파트, 화장동 무선주공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1명, 50대 2명, 40대 10명, 30대 13명, 20대 8명, 10대 3명, 10대 이하 1명으로 남성 19명, 여성 19명으로  나타났다.

취업률은 무직 14명 취업자 10명으로 취업자의 경우 대부분이 환경미화원이나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이들 중 김모 씨는 보안과 직원의 소개로 ○○반점 종업원으로 종사하다 2003년에는 그 식당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으며, 손모 씨는 ‘느릅냉면’ 대리점을 운영하는 등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 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으로는 아파트 임대비나 통신비 등의 공과금을 지불하고 나면 살길이 막막하며, 은행거래의 길이 막혀있어 사업을 해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취업의 길은 좁기만 하다. 결국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공사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나 파출부, 주방보조가 고작이다.

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새터민들의 경우 사회주의체제하에 익숙해져 있어 일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며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향을 떠나 외로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정착금과 보조금 지급 등 일시적인 관심만을 보이고 있고 시나 시민들 역시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지역 관심 어느 정도

우리지역에는 전남에서 가장 많은 새터민들이 살고 있지만 시나 지역민의 관심과 지원정도가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 경우 임대아파트 지원이나 행정적인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새터민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다.

또한 주민들의 경우 우리지역에 새터민이 38명이나 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새터민들은 사회정착이 어려워지고 사회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신분 노출을 꺼려하고 있다.

그나마 여수경찰서에서 새터민의 정착을 위해 지역 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새터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여수 경찰서에서는 지난 5월 25일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한가족 자매결연식’을 갖는가 하면,  4월 29일에는 ‘북한이탈주민 위안의 밤’ 행사를 개최해 쌀10kg 각 1포대와 갓김치 등을 전달했다. 또한 이들의 신변안전을 담당하는 보안과 직원들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집안일을 돌봐주고 그들 가족을 초대해 식사를 같이하는 등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금년부터는 국가 정책에 따라 여수적십자봉사단에서 새터민의 정착을 위한 상담·봉사 활동을 하게 됨에 따라 올해 여수로 이주한 새터민 5명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작년 7월 4일에는 봉사단원들이 사비를 들여 새터민 부부의 결혼식을 치러 주기도 했다.

적십자봉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지역 새터민에 대한 관심은 아주 낮은 상태로 새터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외로움’ 이라고 한다.

한국 온지 2달만에 간암판정 새터민 김준홍씨 ‘도움 절실’

우리지역 새터민 김준홍씨는 현재 간암으로 서울 원자력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주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 씨는 한국에 온지 2달 만에 간암판정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지만 수술 후 재발한 상태로 항암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씨는 그동안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다 1개월 전 수급대상자로 선정돼 의료혜택을 받고는 있지만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한달에 20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씨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한 달에 50만원의 정부보조금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여수에서 서울까지 9시간 동안 기차나 버스,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너무 힘든데다 교통비만 생활비의 70%에 달하는  20~30만원이 지출돼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를 위해 국립암센터가 있는 경기도 고양시로 이사를 하고 싶지만 통일부 지침에 의해 실직상태에서는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임대아파트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통일부를 찾아가 일산근처에 아파트를 마련해줄 것을 부탁했지만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들을 뿐 별다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그는 “일산 주변으로 거주지를 옮기려고 해도 전세금을 마련할 능력도 없다”며  “현재로써는 생계도 치료도 모두 막막할 뿐이다”며 “북에서 같이 내려온 가족들이 서울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 또한 어려운 처지라 어디에 기대야 할지 모르겠다”며 암담한 현실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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