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의 결혼이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 12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어촌 총각들의 국제결혼이 크게 늘고 있으며 대다수의 가정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지역 국제결혼 외국인여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우리지역 국제결혼 외국인 여성 증가

현재 여수시는 농어촌 총각 10명을 선발해, 외국인 여성(필리핀 8명, 베트남 2명)과 결혼을 추진하는 등 ‘농어촌총각국제결혼사업’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도 우리지역 국제결혼가정은 더욱 늘어갈 전망이다.

우리지역에 국제결혼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는 원인은 지역여성들이 농어촌 총각들을 기피함에 따라 결혼상대자를 찾지 못한 농어촌 총각들이 외국인 여성에게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으며, 우리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 여성의 80%가 필리핀 여성으로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살린(필리핀) 씨는 “친정이 끼니도 제대로 못 이을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라 한국 남자와결혼하기로 결심했다”며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하진 않지만 고향이 그리워 눈물이 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순희 여수적십자 상담봉사회 회장은 “필리핀의 경우 산아제한이 없어 식구가 많고 가난하다”며 “자신이 한국으로 시집을 가면 가족들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필리핀 여성의 경우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가 많지만 남편들 대부분은 저학력 출신으로 일용직들이 많아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한 달에 10만원만 필리핀으로 보내줘도 많은 도움이 되지만 남편들은 도움 줄 생각 조차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어려운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국제결혼 외국여성들 힘들다

필리핀에서 온 리사(27)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곤란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의사소통이나 엄격한 여성문화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며 한국문화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의 경우 국제결혼 외국인 여성들이 우리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없는 실정으로 내년부터 ‘가족생활적응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여수적십자 상담봉사회에서 외국인가족들에게 우리문화를 알리고 이들이 사회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우리문화 알림 한마당’ 행사를 열고 있으며 상담·봉사 활동 등을 통해 이들의 고민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순희 여수적십자 상담봉사회 회장은 “외국인 여성들에게 우리문화가 낯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이들이 적응 할 수 있도록 예절교육, 제사상차림, 김치 만드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행사를 준비해 이들이 잘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결혼 외국인 여성들의 고민은 언어나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만이 아니다. 

결혼을 해 한국에 온 외국인 여성들 중 상당수가 “속아서 결혼 했구나”하고 생각한다.

 남편의 성격이 좋아 보이고 경제력이 괜찮다고 해 결혼을 결심했는데, 정작 한국에 와보니 변변한 직업도 없고 오히려 “데리고 오느라 수천만 원을 썼으니 돈 벌어 오라”며 때린다는 것이다.

더욱이 ‘출입국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국제결혼 외국인 여성들은 혼인신고 이후 2년이 지난 뒤에야 남편의 동의를 얻어 국적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이혼은 꿈도 꾸지 못하고 부당한 폭력을 감수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동남아 출신 여성은 “친정이 끼니도 제대로 못 이을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라 한국남자와 결혼을 했다”며 “안정적이라는 말만 믿고 한국에 와보니 남편은 일자리도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한국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온 외국 여성 9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이주한 외국 여성 10명 중 1명꼴로 남편과 한 번도 만나지 않고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