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사택단지 전경

여수국가산단 기업이 보유한 사택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 선원동 사택부지 대규모 아파트 조성계획이 다른 기업들의 재건축 논의 방아쇠가 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 기업들이 소유한 사택 부지는 GS칼텍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 등 모두 13곳으로 노후화된 사택부지 재건축 움직임을 부채질하며 도미노처럼 이어질 전망이다.

<산단 기업, 사택부지 재개발 필요성 커져>

산단 기업들의 사택부지 재개발 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됐다. 노후화된 사택 재건축을 통한 정주여건 향상, 근로자 역외이탈 방지로 줄어드는 인구감소 대응전략 차원에서 거론됐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이 2022년 3월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여수시는 지속적인 인구감소세를 겪어 인구 소멸지역에 진입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강조되고 있다. 백약이 무효인 여수시 인구는 27만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대책 한 방안으로 율촌산단 배후도시 조성을 위해 율촌지역 택지개발이 고려되고 있지만 한발 늦었다. 이미 순천 선월지구 택지개발이 조성되고 있어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기존 사택부지 재건축을 통한 역외이탈을 방지하고 인구증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이다.

다른 한 켠에서는 건설경기 악화로 위기에 내몰린 그룹사를 위해 롯데케미칼이 알짜배기 선원동 사택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개발을 모색한 것 아니냐며, 그룹차원에서 아파트 장사에 나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물론, 대규모 아파트 조성에 따른 우려감도 크다. 현재 여수의 주택 공급률은 108%에 이른다. 신축 아파트 미분양 물량도 5백 세대 이상 쌓였다. 향후 죽림지구, 소제지구에 들어설 수천 세대 아파트 공급 물량을 감한하면 우려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렇듯 지역발전과 정주여건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 의견이 표출되는 의견들을 수렴해 공동체가 함께 공론화하는 숙의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롯데케미칼 사택은 2종 부지로 대규모 아파트 조성이 불법은 아니기에 맹목적 불가나 기업 간 형평성을 거론할 일은 아니다. 다만 수천세대 공급은 교통체증, 주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 주민의 경제적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선원동 사택부지(15만㎡) 재건축 나서>

롯데케미칼은 여수시 선원동 사택 15만㎡ 부지에 최고 29층, 27개 동, 2,771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개발하기로 하고 여수시에 이달 안으로 도시관리계획 입안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771세대 가운데 949세대는 사택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822세대는 민간에 분양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월 주민 제안 형식으로 여수시에 사택 부지 아파트 재개발을 신청했으며, 시는 관련 부서들 간 검토를 거쳐 재개발이 타당한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도시관리계획 입안 수용을 롯데케미칼 측에 통보했다.

여기에 한화솔루션, LG화학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사택 재건축에 뛰어들 기세다. 주변 환경 개선 등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종 상향 요구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사택부지(21만㎡)가 5층 이상 건축이 불가능한 1종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다. 종 상향 대가로 소호동에서 소라 죽림까지 터널을 뚫어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기부채납 방식이 거론되기도 했다. 특혜시비가 일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불씨가 재점화될 지 관심이다.

<기업 사택부지 종 상향 특혜 시비 일 듯>

문제는 1종을 2종으로 변경할 경우 엄청난 특혜시비에 휘말리게 된다. 5층으로 제한된 1종 부지를 2종으로 종 상향할 경우 20층 이상 건축이 가능해져 지가상승과 큰 폭의 용적률 상승은 아파트 분양에 유리하다.

용도지역 변경은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목적이다.

도시계획 조례에 따라 해당 주거지역의 노후화 등으로 인해 정비가 필요한 경우 용도변경 추진이 가능해 지자체장의 결단과 용단이 필요하다. 다만, 기업과 지자체 간의 부적절한 거래나 압력이 없고 주민들의 의견이 수렴되었다는 전제다.

해당 사안에 대한 특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택 부지의 용도 변경 필요성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여부 ▶변경 과정 투명성과 공정성 ▶주변 지역의 용도와 형평성 여부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전문가들의 의견과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

한편, 여수시는 40년 이상 노후화된 여수산단 사택 아파트 재개발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특혜 시비를 우려해 실제 추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산단 사택 아파트 재개발에 대해 투명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면서도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사회 공감을 얻어야 하고 개발 이익을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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