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내과의원 김현경 원장

6월 한달은 폭염과 폭우가 교차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해서 내려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었다가도 바로 며칠 뒤에는 폭염주의보로 외출을 자제하라는 문자가 오기도 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겨울철 질환이라고 여겨지던 폐렴이 유행하면서 관련 질환 예방접종을 독려하는 한편 기침 예절 등 예방 수칙을 지키시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여름철 폐렴

지난해 인플루엔자 주의보가 해제되지 않던 상태로 올해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백일해 유행까지 겹치고 여전히 코로나 감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철 질환으로 생각되던 폐렴이 여름철에도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름철은 고온의 날씨와 장마로 인한 실내 습도가 80~90%까지 높아지면서 에어컨 내부와 화장실, 싱크대 등에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미생물과 바이러스의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폐렴 발생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이렇게 급증한 곰팡이균이 포자형태로 공기를 떠돌다가 폐로 흡수되면 비염이나 천식,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스퍼질러스(누룩곰팡이)나 푸른 곰팔이 등은 폐렴이나 간암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환기를 잘 시키고 집안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두통, 피로감, 고열, 흉통, 짙은 가래와 심한 기침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여 X-ray 등으로 확인을 해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고령층이나 폐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방 위생 관리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주방기구나 기기에 있는 흠집 사이로 미생물이 증식하기 쉽습니다. 긁히거나 흠집이 많은 기구나 기기는 교체하는 것이 좋으며 조리 후에는 사용한 기구가 기기를 끓는 물에 열탕 소독하거나 70%알코올 또는 식품첨가물로 인정받은 염소계 살균제에 5분 동안 담그거나 표면에 분무해 살균, 소독해야 합니다.

무더위에 식재료는 냉장보관이 필수적입니다. 칼로 자르거나 껍질을 벗긴 식재료는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하며 분말처럼 건조 형태의 식재료는 밀봉 상태로 두거나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개봉 후에는 가급적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고 냉동식품은 해동 시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야 합니다.

조리 식품은 실온 보관 시에 미생물 증식이 빠르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섭취하거나 냉장 보관하여 5도 이하에서 보관해야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조리하는 것보다는 소량씩 조리하여 1~2 시간 내에 모두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 질환자 건강 관리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와 큰 일교차로 인체의 내분비 및 신경계 균형이 깨지고 신진대사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장마철에는 습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게 되는데 실내외 온도 차가 크다 보니 우리 몸은 적정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 수축과 이완이 반복해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계속 변동되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덥다고 갑자기 냉수를 끼얹는 등의 급격한 체온 변화를 주는 것은 좋지 않으며, 더운 낮에 무리하게 운동한다고 움직이거나 일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당뇨 환자에게도 장마철은 특히 위험합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되기 쉽고, 특히 카페인이 든 음료나 술의 경우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더욱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합니다. 입맛도 없어 비빔국수나 냉국수 한 그릇을 후루룩 마시거나 찬물에 밥을 말아 김치 한 조각 얹어 대충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식사는 혈당 조절에 최악입니다. 

또한 당뇨 환자의 경우 이미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곰팡이균에 쉽게 감염될 뿐만 아니라 잘 낫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마철에 쉽게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나 식중독 등에 주의해야 합니다.

관절염 환자는 장마철 기압 변화에 따라 관절부위에서 생성되는 통증 화학물질이 순환장애를 일으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평상시 관절 내부의 압력은 대기압보다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데 장마철에 습도가 높아지고 대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안팎의 압력의 균형이 깨지면서 관절 주변 신경을 압박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침 저녁으로 온탕 목욕 또는 더운물 찜질 등을 하거나 식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통증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데스크  yeos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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