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내과의원 김현경 원장

여름이 되면 귀찮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모기입니다. 외부 활동을 하다가 혹은 외부에서 집 안으로 들어온 모기에게 물리기라도 하면 가렵고 긁다보면 상처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모기가 전염시키는 질환 중 하나가 말라리아입니다. 사실 말라리아라고 하면 해외여행에서 모기에 물려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경기 북부나 강원 등 휴전선 근처에서 벌초를 한 적이 있거나 혹은 군인들 사이에서 간간히 발생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서울에서 올해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한국 말라리아 감염 증가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말라리아 원충은 얼룩날개 모기류에 속하는 암컷 모기를 통해 전파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얼룩날개 모기 암컷이 말라리아 원충을 전파합니다. 우리나라의 토착 말라리아는 3일열 원충으로 1970년대 사라졌다가 1993년 휴전선 근처에서 1명의 군인이 감염된 것으로 시작하여 이후 대개 휴전선 인근에서 주로 발생하였습니다. 2023년에는 747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이중 673명이 국내 감염 사례였고 올해 1월부터 7월 20일까지 국내 발생한 환자는 31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376명의 환자 수에 비하면 16.2%로 감소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지난 해 말라리아 위험 지역이 인천, 경기, 강원 내에 한정되었다면 올 여름에는 서울 강서와 강북, 강동 등이 포함되었고, 이 중 양천구와 강서구에서는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말리아아 경보는 하루 평균 매개모기 개체 수가 시,군,구에서 2주 연속 5마리 이상 발견될 경우 발령되는 것으로, 실제 위험 지역을 서울로 확대, 조사지점을 50곳에서 76곳으로 늘리면서 말라리아 옮기는 매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말라리아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개 모기 증가가 감염 확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말라리아 감염과 증상

말라리아는 모기가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사람을 물 때, 그 원충이 모기에게 전파됩니다. 말라리아 원충은 모기의 침샘에 들어가서 증식을 한 후,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면 그 사람에게 침과 함께 말라리아가 퍼지게 됩니다. 모기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모기로 다시 전파되면서 전염됩니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12~18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토, 두통,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이 48시간을 주기로 나타났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한다. 발열 이외에도 빈혈, 혈소판 감소,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대체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고 48시간 주기로 오한, 고열, 발한, 해열이 반복됩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원충이 간에 오랫동안 잠복하는 특징이 있어 모기에 물린 후 몇 주에서 몇 년 후에 발병되기도 합니다.

말라리아 진단과 치료

우선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에 다녀온 여행력이 있으면서 특징적인 증상이 있으면 말라리아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 감염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확진을 합니다. 신속 진단 혈액검사는 말라리아 항원을 감지하여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현미경 검사는 말라리아 원충을 직접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간혹 말초 혈액에서 원충이 보이지 않아 감염이 의심되면 4~6시간 간격으로 여러 차례 반복 검사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치료는 말라리아 원충 종류에 따라 선택하여 사용하며 대개 클로로퀸과 프리마퀸을 사용합니다. 말라리아에 걸렸다면 신속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처방된 치료제는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만약 불규칙으로 복용하거나 중단하면 간에 숨어있는 원충이 제거되지 않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등에 방문해 감염되는 열대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달리 신속한 치료를 받는 것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하면 48시간 이내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기는 것은 아니며, 모든 얼룩날개 모기가 전파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만으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기가 활동하는 시간인 해질녁과 새벽 사이에 야외 활동을 피하고 외출 시에 밝은 색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데스크  yeos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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