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시장에서는 기업이 자선활동으로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일이 제한적인 반면, 새롭게 경제적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작은 기여도 큰 반향을 불러 올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 이익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진출지역의 정부 지도자들과 친분을 쌓고, 규제를 완화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있어서 자선활동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믿고 있다.

최근 미국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선적인 차원보다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공헌활동을 추진하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즉,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의 중추적 경영활동으로 인식하여 수동적이고 사후적인 반응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사명, 비전, 목표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공헌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기획기능의 강화, 실천프로그램의 구체화, 담당자의 전문능력 개발 등을 중요시한다.
또한 공헌활동을 기업홍보, 마케팅, 인적자원개발 등과 연계시켜 시너지 효과의 창출에 주력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향상이라는 홍보효과와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형성, 신뢰감 조성 및 기업에 대한 종업원의 헌신 등의 효과를 추구하는 방향이 추진되고 있다.
이외에도 기업의 기부활동과 종업원의 자원봉사활동을 연계시켜 종업원의 리더쉽 개발 등 교육적 목적에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일본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 기업업적에 대한 비중, 사용내역, 사회활동을 위한 기업 내 제도 등에서 경영의 전략차원에서 추진되어 오다 일본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들면서 뒷전으로 밀린듯한 현상이다.

특징적인 것은 일본기업들의 버블경제의 영향으로 90년대 초반부터는 사회공헌총액이나 기업업적에 대한 비중을 늘려 왔으나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한 90년~93년을 경계로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 기업 내의 사회공헌활동과 관련된 제도를 설치하는 등 경제적 원조에서 조직적.인적 원조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WTO시대를 맞아 경제체제가 바뀌면서 일본기업의 진출 국가지역과 자국내 소재지 지역사회에 대한 현금 출연만이 아닌 자사제품의 기탁 및 교육활동을 통해 기업시민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기준은 첫째, 1987년 민주화 바람과 6.29 선언 이후의 격렬한 노사분규의 발생으로 인해 노사관계 이슈이다.
둘째, 8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어 대기업의 경제적 집중 이슈가 감소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중소기업 보호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아울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대한 법률’의 제도적 압력의 영향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80년대 한국기업의 경제활동 이외의 사회적 참여에 대한 이슈는 전체적으로 노사관계에 대한 문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격심해지는 노사분규의 예방과 해결을 위해서는 열악한 근로조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복지후생 대책을 마련하고, 근로의 최저생활 보장을 통해 노사협조의 풍토를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다음으로는 소비자 관련 이슈이다. 제품의 생산 이전에 소비자의 욕구를 사전 조사하여 그에 알맞은 양질의 제품생산이 이루어져야 하며, 기업의 제품에 대한 정확한 광고를 실시하는 것이 주요한 기업의 사회참여활동이 되는 것이다.

다음은 대기업의 경제적 집중 이슈의 감소로 비관련 사업으로의 무분별한 확장을 지양하고 중소기업 고유의 영역의 보호에 앞장서며, 기업간의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이 주요한 사회참여활동 내용에 포함된다.
결국, 80년대 한국기업은 기업의 이해관계자­근로자, 소비자, 타기업체­와 관련된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90년대 들어 한국기업은 80년대의 이해관계자 중심의 사회참여활동보다는 정부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 정부와의 관계는 민간경제의 자율화라는 시대적 흐름과 일치하여 과거 일방적, 지시적인 관계를 벗어나 민주적 기업과 정부와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더구나 90년대 후반에 지방자치단체의 실시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한국기업의 경우 성장과정에서 국내시장 보호, 금융지원, 정부의 기획에 의한 기업발전 등 정부와 사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선진국들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기업들은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에 나름대로 심혈을 쏟고 있지만 사회로부터 호의적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기업 일부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무용론을 들고 나올 정도이다.

그렇지만 21세기가 WTO시대의 경제활동으로 외국기업들의 국내시장 진출과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소재지의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외면할 수 없어 사회적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높이다보니 과잉공헌의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있을 정도이다.

<한화석유화학 오철곤 과장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관한 연구’ 논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