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남면 우학리 223번지.

100여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학리교회를 찾아가기 위해 여수에서 1시간 정도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만 했다.

남도의 사람이 살고있는 444개의 섬 가운데 27번째 크기의 금오도는 현재 24개 부락 가운데 22개의 교회가 세워져 있으며 전체60 %가 기독교인이다.

전남지역을 근거로 사역하던 선교사들로 부터 시작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선교의 열정이 불타왔던 곳이다.

우학리교회의 현 목사인 조강석목사를 만나 그에게서 우학리교회의 깊은 역사에 대해 들을수 있었다.

◆우학리교회 전경
지난 1906년 설립돼 단 두 가정의 신도로 예배를 시작했던 우학리교회는 1918년에서야 교회의 모습을 갖추었다.

약 10여년 전만해도 300여명이 넘었던 신도들은 근래에 많은 젊은이들이 삶을 찾아 섬을 떠났고 현재 노년층이 대부분인 90명의 신도만이 있다고 한다.

이곳은 제주도에 최초로 기독교를 선교했던 이기풍 목사가 4대 목사로 지냈었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1936년 일제의 강압으로 시작된 신사참배 강요는 한국 기독교에도 예외 없이 요구됐으며, 급기야 이듬해 제27회 장로교총회에서 신사참배가 결의되기에 이르렀다.

같은 해 우학리교회의 목사로 사역중이었던 이기풍 목사는 당시 순천의 목사 17명을 이끌고 신사참배반대운동을 펼쳤다.

이에 일제는 이들을 검거해 투옥했고 73세의 최고령으로 여수경찰서에 감금된 이기풍 목사는 심한 고문을 당하며 끝끝내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1942년 6월 우학리교회 사택에서 순교했다.

이후 수많은 목사들이 우학리교회를 거쳐갔으며 현재 16대 목사인 조강석 목사가 사역중이다.

 ◆생전 이기풍목사의 모습          여수에서 재학중인 고등학생인 딸 둘과 중학생, 초등학생 등 총4명의 딸을 둔 조강석 목사는 현재 아내와 함께 우학리에 신앙을 전파하고 있다.

◆당시 이기풍목사가 썼던 당회록.
그는 신학대를 졸업해 전남 영광, 광주를 거쳐 전남 함평에서 종교활동을 하다 지난 2004년 이곳으로 왔으며 자신이 취임한 이후 교인들 간 서로 사랑이 늘어난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한다.

자신은 늘 생활예배를 교회안팍에서 강조하지만 최근 관광객들이 드나들며 이곳의 인심 또한 예전만큼 소박하진 못하다고 한다.

이 섬은 빠른 조류때문에 양식업 또한 잘되지 않으며 돌밭이 많은 탓에 농사를 할수도 없는 지형이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섬 주민 대부분은 낚시객들과 피서객들을 상대로 숙박업, 낚시점등의 장사를 하면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가끔 그들간에 손님을 받는 과정에서 다툼과 시비가 생기는 장면을 볼때면 서로간의 믿음과 사랑을 저버린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조 목사에게는 그보다 더  큰 근심거리가 하나 있다.

우학리교회에 새로 취임한 후 교회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기풍 목사의 순교역사를 외지에 알리고 그 뜻을 기념하기 위해 '이기풍 목사 순교기념관 복원사업을 계획했었다.

1918년 세워졌던 교회의 외형을 그대로 본딴 기념관 내부는 이기풍목사의 각종 유물 및 교회의 각가지 유품들을 전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섬이다 보니 운송비 또한 만만치 않았으며 모든 자재가 육지의 시세보다 2, 3배 까지 비쌌던 탓에 당초 세웠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작년 4월 개관 예정이었던 기념관은 열악한 교회 제정만으로는 약 3억5천만원의 건립비가 소요되는 공사를 진행하기가 버겨웠고 결국 작년 초 공사를 중단하고야 말았다.

◆공사가 중단된 기념관 외부(좌측)사진과 내부사진.
계획당시 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았었지만 시장이 새로 바뀌면서 그 지원은 전무하다고 한다.

우학이 교회에는 연간 약 1000여명의 수련생과 방문객들이 오간다고 한다.

이들이 이기풍 목사의 순교신앙을 전도받고 우학리교회가 한국교회의 새로운 신앙의 전기를 마련할수 있는 역사적 성지로 서기 위해 장로교 총회와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조 목사는 “평생 동안 섬 지역을 다니면서 도서지역 선교에 최선을 다했던 이기풍 목사 기념관 건립은 땅 끝까지 선교의 사역을 다하고자했던 노력의 또 다른 열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가 이들의 열정에 대한 신앙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올바른 역사를 통해 믿음의 삶을 오늘에 실천하는 귀한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바램을 전했다.

조승화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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