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0월입니다.
여수의 10월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사람들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과 기억에 없는 사람들….
 

과거 여수에서 순천에서 광주에서 그리고 한반도 곳곳에서
현재 삶터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멀리 미얀마에서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님에도
같음은 맞는 것이 아님에도

다르다는 이유로 틀린 것이라고 말했고
같지 않다는 이유로 짓밟아버렸습니다.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사상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탄압을 받는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의 편에 서겠노라했던
어떤 이의 다짐을 되새기는 10월입니다.

-여순사건 59주기 행사를 알리는 글 머리에서

15~24까지 추모기간...합동위령제 등 다양한 추모행사 진행

‘여·순사건’에 대한 진실이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으로 희생된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여수를 비롯한 전남 동부지역에서 개최된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를 비롯한 전남 동부지역 6개 진보단체로 구성된 여순사건 59주기 행사위원회(위원장 위계룡 여순사건 화해와 평화를 위한 순천시민연대)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을 여순사건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여수 순천 광양 구례 고흥 보성지역에서 다양한 추모행사를 열기로 했다.

여순사건 59주기 주요행사 일정표

전교조 전남지부와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15일부터 24일까지 전남 동부지역 6개 초중등학교 별로 여순사건 공동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업은 여순사건의 진상과 개요를 담은 교재와 관련 동영상을 통해 진행된다.

민예총 여수지부는 17일부터 21일까지 전남 동부지역 추모행사장을 찾아 ‘여순항쟁 59주기 역사적 재조명전’을 연다.

이 전시회에는 여수사건 당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17일에는 여수사건 화해와 평화를 위한 순천시민연대 주관으로 ‘여순사건 59주기 토론회’가 순천 메디팜병원에서 개최된다.

18일부터 23일까지는 여수상공회의소 2층 대회의실에서 일제 강점기 수탈자료를 전시하는 ‘조정래의 아리랑’ 행사가 열린다.

18일 저녁 6시30분에는 여수시 여서동 여문공원에서 민예총 여수지부 ‘평화인권예술제’가 개최된다.

19일에는 보성군보건소 앞 광장에서 ‘합동위령제’가 열린다.

이날 2시부터 시작되는 위령제는 상여행진, 추모식, 추모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21에는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주관으로 여순사건 전적지 및 학살지인 여수, 순천, 광양, 구례 지역 유적지를 순례하는 행사가 마련돼 있다.

24일에는 전남대 여수캠퍼스 문화사회과학대학 5층 합동강의실에서 인권영화인 ‘다섯 개의 시선’이 상영된다.

행사 위원회 관계자는 “여순사건을 제대로 조명하고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지역민들의 알 권리와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며 “비극의 역사를 뛰어넘어 모두가 화해, 상생하자는게 이번 추모행사의 의미다”고 밝혔다.

한편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방경비대에게 4.3사건을 진압하기 위해 제주도로 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군인들이 ‘우리 손으로 동포를 죽일 수 없다’며 출동을 거부하며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이 학살이 발생했으나 아직까지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행히 정부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를 통해 현재 진실규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실근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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