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산단 임직원의 자녀만 입학 허가해 논란 일어

학교운영비 부담액 46억원대로 급증…구조적 한계봉착

여도초등학교가 최근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기업 근로자의 자녀에 한해 입학을 허가하고 나서 인근 주민들로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1979년 공단 입주업체들이 설립한 여도초교는 당시 산단 임직원의 복지차원에서 임직원 자녀들에 한해 입학문호를 개방했었다. 하지만 근래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재정열악으로 3년 전부터는 산단자녀와 동일하게 일반 학생에게도 월평균 10만원 가량의 수업료만 받고 입학을 허가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 수 급증에 따른 학교운영비 부담을 이유로 최근 산단 22개 기업체 공장장들이 학급 수 축소를 위해 다시 내년부턴 산단 임직원의 자녀만 입학을 허가하겠다고 나선 것.

이에 인근 봉계동 주민들은 “그렇게 되면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4㎞나 떨어진 다른 초등학교에 다녀야 하는 등 많은 불편함이 생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지난 19일 여도초교 재단 이사회가 전체회의를 열어 인근 주민 자녀의 입학 허가 여부를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났다.

여도초교 재단 이사회는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여도초교 1학년 정원 175명 중 168명을 산단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 자녀로 충원하고, 나머지 7명은 학교 인근 주민 자녀 중 추첨을 통해 충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일부 회의 참석자들이 입학 허가 대상 주민 자녀 숫자를 더 늘려야 한다며 반대해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사회 참석자는 "정원 내에서 학교 인근 주민 자녀를 충원하자는 안이 제시됐는데, 일부 참석자들이 1학급을 늘려서라도 주민 자녀들에게 입학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돼 학교장과 재단 이사회 사무국장 등이 여수시 교육청과 협의해 주민 자녀의 입학 허가 문제를 결론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봉계동 주민들은 자신들의 자녀들이 다닐 수 있도록 인근에 공립초등학교를 하나 더 설립해 달라고 교육청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수교육청 관계자는 "봉계동에 사립인 여도초등학교가 있는 만큼 공립 초등학교를 설립할 계획이 없다"며 "봉계동 주민 자녀들의 교육권이 확보되도록 여도초교 재단 이사회에 주민 자녀의 입학을 허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화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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