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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없는 자비는 허무” 석천사 주지 진옥 스님

▣여수 불교 지도자들에게 듣는다

불기 2553주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지역 사찰을 대표하는 주지스님들과 대담을 나눠봤다. 이분들의 전하는 가르침을 이번호에서 들어본다.


“욕심을 버리면 자유로워”


-.석천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십시오.

▷ 1599년에 지어져 약 408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석천사는 충무공의 충절과 관련되어 건립된 사찰입니다.

화엄사 소속의 승려였을 것으로 여겨지는 자운 스님과 함께 승병으로 활약했던 옥형스님이 충무공을 기리기 위해 세웠기 때문입니다.

석천사(石泉寺사)란 이름은 충민사 뒤 ‘돌우물’에서 나는 물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여 물맛이 독특한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석천사에서는 장애 및 노인요양 기관과 어린이집을 운영해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한 부처님의 깨달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도덕적 해이와 사회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진단과 인간이 본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 돈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을 출세했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무슨 ‘도덕’을 바라겠습니까.

현세인은 행복을 지향하는 방식자체가 틀렸습니다.

‘돈’으로 인해서 화근이 된 경우가 허다합니다.

요즘 화두에 오르고 있는 연예인문제도 정치문제도 이 모든 게 다 ‘돈’때문인 것입니다. 

‘돈’은 허무한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돈이란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있으면 된다는 ‘자족심’을 길러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 모든 게 ‘욕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줄인 만큼 남에게 베푸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우리네 삶에는 남을 돕는다고 하나 실상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돕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마음’이 없는 자비는 결코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합니다. ‘욕심’을 버리고 삶의 향기를 찾는 길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부 종교가 사회를 순화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사회 갈등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종교(또는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해 주십시오.

▷ OECD기업 중 한국 브랜드이미지가 최하위라고 합니다. 자원봉사자가 가장 적고 부패와 무질서가 난무하는 이 사회가 ‘욕심’으로 가득차 있는데 우리가 이런 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모든 사회적 문제를 종교단체가 먼저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서로의 교리를 내세우며 헐뜯고 싸우는 행태가 종교계 지도자로써 부끄럽습니다. 

우리나라는 교회나 사찰이 수두룩하지만 생색내기 종교 사업이나 왜곡된 교리로 신도들을 현혹시키는 곳이 많습니다.
종교단체들이 반성하고 바른 윤리관을 가르치는 참 된 지도자가 되기 위한 수양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여수시가 2012년 세계박람회라는 큰일을 앞두고 있는데, 지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해 주십시오.

▷ 여수시민 모두 박람회 유치하느라 고생이 많았던 만큼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실패할 수 있음을 명시해야합니다. 도로를 넓히고 엑스포장에 시설을 갖추기에만 급급한 박람회 준비가 염려스럽습니다. 박람회에 ‘콘텐츠’가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민은 박람회라는 안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수십만의 관광객들이 여수를 찾았을 때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는 전적으로 여수시민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수사람의 표정, 여수사람의 말투, 여수사람의 삶이 이들에게는 관광이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정신 건강’운동을 펼쳐 진정한 ‘여수’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또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여 여수시가 되어야 합니다.

박람회때 보여줄 장애인 편익시설과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수가 장애인과 소외계층이 공존하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박람회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박람회가 될 것입니다.

쉽게 생각해 내 집에 놀러온 손님에게 음식을 많이 준비해뒀는데 비위생적이고 맛도 없으며 친절하지도 않았다면 그 손님이 다시는 찾지 않을 것입니다.

내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마음으로 박람회를 준비합시다.

이현주 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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