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미래 발전의 계기가 될 ‘2012세계박람회’가 지역의 화두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느낌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올해 초부터 선거 이야기가 지역의 화두로 떠오르더니, 연달아 주재기자들의 구속사건, 여수시 야간경관조명사업 비리와 관련된 뇌물 사건, 여수시의원들의 금품수수사건, 오현섭 여수시장의 도피 등 굵직 굵직한 사건들이 사람들의 주요 이야기거리가 되고 있다.

선거 전에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 가면 “무슨 선거구에 누가 나옵니까. 누가 유력합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최근에는 첫 번째 묻는 질문이 “오현섭 전 시장이 어떻게 됐습니까. 어디 숨어있습니까”라는 말이다. 연달아 “시의원은 누구 누구가 돈을 받았습니까”, “구속된 기자들은 언제가 재판입니까”, “김충석 시장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데 괜찮은 겁니까” 등이다.

“엑스포가 600여일 밖에 안남았는데,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습니까. 이러다 실패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질문을 받아본지 꾀 오래된 것 같다. 아마 작년 말에 그런 질문을 받아보고, 올해 들어서는 그런 질문을 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러고 보니 벌써 8개월 째 우리는 ‘2012세계박람회’를 뒷전에 제쳐 놓은 것 같다.

2012세계박람회를 준비하는 기관은 정부와 여수시, 조직위원회, 여수시의회 등이다.
이러한 기관들이 내놓는 각종 계획과 정책,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화두로 삼는게 정상이 아닐까.

그런데 지역민들이 이는 뒷전인 채 검찰, 경찰 발 수사 진행 소식에 더 귀를 기우리고 있다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이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엑스포는 다가오는데 뭐하나 제대로 되어 가는 것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해도 부족할 판국에 갈수록 엑스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물론 관심이 떨어지도록 만든 것은 시민들이 아니라, 위정자들일게다. 정치인들의 비리와 언론계의 잘못된 관행이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엑스포를 앞둔 시점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겨를이 없다.

우리는 지금 수능을 앞둔 수험생의 처지와 같다. 2012년 5월 개막되는 세계박람회가 우리에게는 수능이나 마찬가지다. 세계박람회를 찾는 관광객 수, 다녀간 관광객의 평가는 곧 수능 점수와 같다.

이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 우리 여수시민들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제부터 오현섭 전 시장이 잡히건 말건, 이런 문제는 뒤로 제쳐두고, 2012세계박람회 성공개최를 지역민들의 화두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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