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들은 앞으로 ‘오천동 상수원 식수를 마실 수 없으며 이 일대를 출입할 수 없다.”이는 오천동 저수지에 게시된 플랜카드에 적힌 내용이다.

해양경찰학교가 오천동 296번지 일원으로 이전해오면서 여수시민들은 오천동 저수지 일대를 앞으로는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시민들의 쉼터였던 곳이 하루아침에 일반인들은 출입이 금지되는 준군사지역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 부산광역시와 의정부 등 시내에 있던 군사지역의 대부분이 해제되고 있는 마당에 여수지역에서는 거꾸로 시민의 안식처가 준군사지역으로 바뀌는 ‘해괴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해양경찰학교는 아름드리나무가 울창한 천혜의 숲과 수원지를 없애고 골프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계획은 당초 해경학교의 이전계획에는 없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 5조 및『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18조의 규정에 의거하여 작성된 해양경찰학교 지방이전계획에는 골프장 건설계획 자체가 없다.

그러나 지난 5일 김진애(민주당)의원이 해양경찰청에 대한 국감에서 “충남 천안에 있는 해경학교를 여수로 이전하면서 함포사격장 사용 등을 이유로 대규모 부지를 확보한 뒤 이곳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골프장 건설계획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해경학교는 옥외시설로 건설하려던 함포사격장 건설은 백지화하는 대신 건물 지하의 실내 시뮬레이션 훈련장(181㎡)으로 변경했다. 대신 18홀 라운딩이 가능한 루프형 9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계획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공익을 중시하는 국가기관이 지역민을 속이고 슬며시 자신들의 놀이터를 만드는 ‘잔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오천동 상수원 일대는 여수에서도 풍광이 뛰어난 지역이다. 식수원인 저수지 주변을 가보면 아름드리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그 지역이 당초 해양관광레저 지구로 지정됐던 곳이다.

이런 천혜의 지역에 초호화운동시설인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런 계획이 뻔히 추진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해양경찰학교 유치를 뛰었던 지역국회의원은 왜 말이 없는가?

말 못할 이면계약이라도 있는가? 없다면 당초 합의한 계획으로 건설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지 않는가?

또 여수시는 당초 합의대로 추진하면 될 일을 이제 와서 새삼 골프장을 들어설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주는 저의가 무엇인가?

여수시는 게다가 해양경찰학교 진입도로 개설사업비(49억 원) 및 미평~오천동 도로확장 사업비(450억 원), 상수도 연결 사업비(33억 원), 하수도 연결 사업비(68억 원), 기반시설 정비 사업비(8억 원) 등 모두 700여 억원의 시민 혈세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지원하기로 약속한 465억 원보다 235억 원이 많은 돈이다. 그렇지 않아도 엑스포 박람회장 진입로 개설비가 없어서 돈을 차입해 건설하고 있는 여수시가 무슨 돈이 많아서 국가기관이 이전하는 지역의 도로개설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도 박람회 준비로 예산이 빠듯한 여수시가 2013년까지 천문학적인 시민혈세를 지원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해양경찰학교는 골프장 건설비용까지 정부에서 지원받으면서 예산부족을 겪고 있는 여수시에게 또다시 재정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수원보호구역까지 해제하면서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해양경찰학교의 이전계획은 백지화해야 한다.

따라서 해양경찰학교의 이전계획은 당초 합의한 부지규모의 범위내에서 건설하고 개발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찰학교이전부지는 오천지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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