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여수 경도리조트에서 열린 제4차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에 참석한 이 연구원은 "처음엔 낙도 선교차원에서 접근했다"며 "556개 섬을 방문한 이후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낙도주민들을 위해 노력했고 이제는 섬에 대한 역사와 문화, 생태, 복지,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야도에서 10년간 목사 직분을 수행했으며 이후 섬 탐험가와 집필가로 변신한 그는 2010년부터 등대호(4.67t)를 타고 전국 유인도 섬 일주에 나서고 있다.

1992년부터 4년 동안 해도하나 달랑 들고 진도 조도를 시작으로 전국 섬을 탐방했고 2004년부터 전국 446개 섬을 찾아다녔으며 이번이 세 번째이다. 이달 들어 27일에는 선유도에서 숙박하고 비안도를 향하고 있다. 그의 발이 되고 있는 등대호는 위성항법장치(GPS)에 의존, 험난한 항해를 하고 있다. 여수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실제는 23년째 섬을 탐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1990년 여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556개의 섬과 섬사람의 탐험에 관한 기록물로 <한국의 섬> 13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미 여수(2010)와 완도(2011)를 펴낸데 이어 조만간에 '신안 1,2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이제는 섬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보고(寶庫)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며 "인문 및 사회, 역사, 지리, 민속, 문화, 산업, 관광, SOC 시설 등 백과사전 형태의 도서를 발간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밖에 전남일보 주 1회 연재와 오마이뉴스도 연재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후원을 받아 섬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 유명한 사진작가들 3～4명이 동행, 섬 사진을 찍는 등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이재언 연구원은 '섬'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한때는 가난이 싫어서 친구 6명과 함께 고향 완도 노화도를 떠나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다. 구두닦이와 신문배달을 하면서 상업전수학교를 졸업한 뒤 신학대학을 나와 전도사가 되어 90년에 고향에 내려가 목회활동을 했다. 91년부터 낙도선교차원에서 노화도 주변 14개 섬을 순회했다.

그는 이 때 "섬은 육지와는 물론 섬끼리도 단절되어 있는데다 소외받은 섬 주민들의 아픔과 애환을 느끼게 됐다"며 "큰 섬을 제외한 대부분의 섬 주민들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털어놓았다. 항상 물이 부족하고 의료와 교육 등에서 방치되고 유권자가 적으니까 정치인들이 쳐다보지 않았다.

이 연구원의 장래 희망은 일본의 이도(離島)센타를 벤치마킹해서 제대로 섬에 대한 발전 및 보존방안을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이도센터는 1956년 지자체들이 출연한 금액으로 설립됐으며 지금까지 섬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모델이다.

그도 섬을 종합적으로 연구 및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센터를 설립, 운영하겠다는 꿈을 갖고 오늘도 거친 항해에 도전하고 있다.

황상석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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