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공무원이 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적발된 가운데 (사)여수시민협이 17일 “공직비리에 대한 자정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 장치를 마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협은 성명에서 “여수시의 감사실에서 이런 비리를 자체적으로 적발하지 못하고, 총리실에 접수된 것을 안행부 감사를 통해 밝혀냈다는 점에서 여수시의 감사능력과 청렴다짐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앞서 안전행정부는 여수시청 공무원 한 모씨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도시미화과에 근무하면서 태풍피해 복구공사를 수주한 업체로부터 수백만원의 금품을 받고, 청소대행 업체로부터 수차례 향응접대를 받은 것을 적발했다.

또 사업예산도 편성하지 않은 수억원대 공사를 업체에 먼저 발주시켜 시공토록 하고, 자신의 지인이 간부로 있는 특정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씨는 1억8000만원의 공사비를 3억2000만원으로 부풀리기도 했다.
 
안전행정부는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여수시에 대해 ‘기관경고’를 하고 당시 부시장에게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한 씨에 대해서는 ‘중징계’, 당시 실무라인에 있던 과장과 팀장은 ‘경징계’, 국장과 환경직 공무원 2명은 ‘훈계’ 조치토록 했다.

여수시민협은 “오현섭 전 시장의 뇌물비리, 여수시 회계과 공무원의 80억원 횡령사건에 이어 이번의 비리사건까지, 꼬리 물듯이 이어나는 공무원 비리로 인해 여수시민이 받은 충격은 이루 헤아릴 수 없고 여수시 행정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투명한 행정 구현을 위해 시민감사관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정은철 기자  kiss06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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