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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30% “담배 피우는 친구 있다”…12.7세에 흡연 시작여수지역 청소년 금연 교육 현장을 찾아가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요 담배 제조사를 상대로 5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내달부터는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강한’ 공익광고도 방영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담배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청소년 흡연에 대해서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 보건소에서는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관내 68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흡연예방교육을 전면 실시한다.

이번 대상에는 그간 소외돼 있던 도서지역 학생들도 포함된다.

 

   
 

“선생님은 담배 피워본 적 있으세요?”

흡연 예방교육 중 구봉초등학교 6학년 장영훈 학생이 강사에게 물었다. 강사는 예상 밖의 당찬 질문에 잠시 주춤했다.

그는 “네, 있지요. 25년 전에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피우지 않아요”라고 멋쩍게 대답했다.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와글와글 목소리를 높이며 강사에게 또 물었다.

“어떻게 끊으셨어요? 우리 아빠도 끊게, 노하우 좀 알려 주세요~!”

박 강사는 “20년 동안 하루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웠지요. 주변 사람들도 많이 피우니 크게 나쁘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러던 중 동료 한 사람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줬어요. 담배 니코틴이 뼈 속 사이사이에 축적돼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뼈 속이 새까맣더래요. 그 말을 듣고는 당장 담배를 없애고 그 날부터 입에도 대지 않았지요”라고 자세히 설명해줬다.

각자 머릿속으로 자신의 할머니, 아빠, 형, 누나 등 흡연 가족들을 떠올리는 듯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표정은 자못 심각했다.

“우리 아빠도 담배 좀 끊게 해 주세요!”

실제로 교육에 참여한 47명의 학생 중  39명은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다고 답변했다. 70% 이상의 학생들이 이미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었던 것.

흡연 가족 또는 친구들의 금연을 돕기 위한 아이디어를 묻자 아이들의 참여는 더욱 활발해졌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김도영 학생은 “아빠가 담배를 끊으실 수 있도록 금연송을 만들어 매일 불러드리겠다”고 발표했다.

정준영 학생은 “우선 집에 있는 담배를 싹 없애고 예방교육을 통해 들은 충격적인 흡연 결과를 전해주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 금연 포스터를 만들어 곳곳에 붙이겠다거나 니코틴 패치로 옷을 만들어주겠다는 등의 창조형도 있었고, 아빠가 담배를 피우면 공부를 안 하겠다고 하거나 같이 피우겠다고 하는 등 웃지 못 할 협박형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현재 초등학생의 흡연 실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한 학생은 PC방에서 친구들과 호기심에 흡연실을 들어갔다가 결국 직접 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다고 양심고백을 했다.

이를 필두로 여기저기서 목격담이 쏟아져 나왔다.

최미 학생은 “내 주위에는 담배 피우는 친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있다는 걸 알게 돼 너무 충격적”이라며 놀라워했다.

흡연 시작 연령 12.7세

실제로 지난해 10월 한국학교보건협회의 ‘청소년 흡연실태 보고서’ 중 서울·인천 지역 8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2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흡연 여부 현황에 따르면 ‘반에 흡연자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1%에 달했다.

응답률이 가장 높았던 한 초등학교의 경우 ‘반에 흡연 중인 학생이 몇 명 있냐’는 질문에 46%가 1~2명, 11%가 3~4명, 3%는 5~6명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일선 학교교사들도 이미 초등학생 흡연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시작된 흡연 습관은 중·고등학교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지난해 전국 중·고교 8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흡연율은 9.7%로 나타났다. 매일 담배를 피우는 비율도 남학생은 7.4% 여학생 1.9%나 됐다.

이들 흡연 학생은 비흡연 학생들에게 흡연을 권하고, 결국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흡연 학생층도 두터워져 고등학교 3학년생의 흡연율(15.0%)은 중학교 3학년생(8.6%)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청소년의 평균 흡연 시작 연령은 12.7세. 흡연 자체도 위험하지만 아직 성장 중인 청소년기에 시작된 흡연은 건강에 더 치명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폐암의 경우, 15세 미만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18.7배, 25세 이상 첫 흡연자에 비해서는 3.5배 더 발생률이 높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청소년들의 흡연 동기로는 호기심이 58.9%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친구 또는 선·후배의 권유가 33.9%로 그 뒤를 이었다. 호기심으로 가볍게 시작한 흡연 습관은 니코틴에 중독되면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계속된다.

흡연의 대물림, 78% 이상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흡연인구 비율은 23.2%로 OECD 최고 수준이며, 특히 남성의 경우 41.6%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자의 자녀 역시 어릴 때부터 간접흡연이 일상화되면서 흡연의 유혹에 노출된 채 자란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의 청소년 흡연자에 대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가족 흡연자가 있는 경우 흡연자가 78.2%, 비흡연자가 68.0%로 흡연자가 1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 흡연자의 가족 흡연자는 아버지가 43.1%로 가장 높고 형제·자매는 15%로 그 뒤를 이었다.

부모 형제로 인한 간접흡연 경험이 향후 직접적인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흡연 학생이 가족 및 친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금연관련 홍보 및 정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매체 조사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흡연 학생의 41.3%, 비흡연 학생의 52.8%가 TV를 통해 금연관련 정보를 얻는다고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TV 외에 도움이 되는 매체로 비흡연자는 온라인(7.9%), 오프라인(7.6%)을 꼽은 반면, 흡연자는 대인/대면(8.7%)으로 친구와 가족이 많은 도움을 준다고 인식했다.

결국 흡연예방 및 금연교육은 학생은 물론, 부모와 형제·자매 등 가족을 대상으로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또래끼리의 프로그램을 다방면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성공률 20%

현재 여수시 보건소에서는 흡연예방교육 외에 청소년 금연 클리닉도 운영 중이다.

김종원 주무관은 “학교에서 2~30명의 흡연 학생들을 모아 금연 클리닉을 신청하면 보건소 담당자가 방문하여 함께 금연선포식을 한다.

이후 2주 또는 한 달에 한 번씩 학생들을 방문해 일산화탄소와 니코틴 검사를 진행한다.

상황에 따라 은단이나 가그린 등 비니코틴제재를 처방하거나 개인 상담도 실시한다. 6개월 간 추적 관리한 후 금연성공자에게는 수료식과 함께 성공 답례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2개 학교에서 클리닉을 진행한 결과 신청자의 약 20%가 금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성인의 금연 성공률이 약 2~3%대인 것에 비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다.

개인의 경우 보건소로 내방해 클리닉 과정을 이용할 수 있고, 시 보건소과 협약을 맺은 관내 40여개 한의원에서 무료로 이(耳)침을 맞는 것도 가능하다.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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