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의 시작점인 2012세계엑스포의 개최 도시 여수는 나의 고향이다.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이곳에서 이 忠武公께서는 선소에서 거북선을 건조하고 발진기지로 삼아 왜적을 물리쳤다. 그만큼 구국의 성지이기도 하다.

여수는 맑은 남해바다를 안고 태고의 신비를 한 몸에 간직하고 있는 한려해상과 365개의 섬을 중심으로 자연경관을 뽐내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남도의 조그만 항구도시이다.

풍광이 아름다워 동백꽃 상징섬인 오동도의 맑은 바람 죽도청풍을 시작으로, 달빛이 황홀한 고소대, 저녁때의 한산 모종소리, 만선의 고깃배의 종포어가, 풀피리 소리 아름다운 예암산, 아침햇살이 찬란히 떠오르는 봉강언덕과 아지랑이 넘실대며 아침 해가 비치는 마래산을 비롯한 여수의 8경을 자랑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교통 인프라 구축과 해양 케이블카 개통 등 경쟁력을 갖춘 관광 상품을 발판으로 여수의 해안 8경의 주변인 여자만 갯벌, 만성리 해수욕장, 돌산대교, 오동도, 향일암, 사도, 거문도, 백도 등을 지난해만 130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그러나 늘어나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숙박업소 신축 붐이 일면서 도심 해안을 따라 우후죽순 지어지는 호텔과 펜션 등은 세계 4대 미항 항구 도시로도 손색이 없는 돌산대교의 풍경을 저해하면서까지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인근에 우뚝 솟은 건물은 장군도 조망 권과 해안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논란을 거쳐 세워진 여수의 8경 가운데 하나인 고소대의 해안가 산꼭대기에 15층으로 조성된 아파트는 2010년 국토교통부가 국토경관 훼손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실시한 ‘국토경관 훼손 사례 사진 공모’에서 주변 경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산 정상부에 우뚝 솟은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한 사진이 전국 최악의 국토경관 훼손 사례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여수시와 시민에게는 슬픈 역사이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며 최근 신축되고 있는 건축물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미래의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여수 해안경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제2의 슬픈 역사가 다시 일어나고 있어 매우 가슴 아프다.

또한 여수의 명산인 구봉산 중턱은 호수 같은 가막섬의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택지 개발 지역이 아닌 곳이지만 구봉산 중턱에 도시경관을 훼손시키는 고층 아파트와 웅천지구의 고층 주상복합 신축 이야기가 들린다.

경관을 사유화하지 말고 개발행위로 인한 해안경관을 훼손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겠다.

해양도시 여수의 해안경관은 도시의 미래가치 마련을 위해서는 지역 경제도, 도시미관도 중요한 여수 시민의 공유자산이므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해안경관 관리가 필요하다,

해안경관 심의 강화 등의 장기적인 추진 전략을 세워 ‘해양도시 여수, 관광 여수’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나풀리 같은 수려한 해양경관을 가진 여수는 무분별한 난개발을 방지하고 천혜의 자연 경관을 지켜 나가야 한다.

실질적인 규제와 관련 계획을 마련하여 경관 보존에 최선을 다하고 경관 조례 강화를 통한 작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해안 및 도시경관이 더 이상 훼손 방치되지 않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더욱 강화해 해양경관을 보존해야 한다. 해안경관은 여수시민의 공유자산이다.

여수신문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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