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한 병원이 갑상선암 수술 4000회 달성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걸고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민들은 갑상선암 수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갑상선암 발생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여수지역에서 해마다 갑상선암 발생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건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15년 기준 갑상선암 발생률은 순천시가 인구 비례당 180명 중 1명, 광양시는 503명 중 1명꼴로 나타났으나 여수시는 80명 중 1명꼴로 조사돼 정주여건에 적색 신호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수시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특정 병원의 ‘조기 진단 효과’와 의학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1cm 이하 미세유두암’에 대한 수술 비율이 높은 것에 따른 것이다는 역학 조사가 발표됐는 데도 해당 병원에 대한 실태 파악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봐주기 논란마저 일고 있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여수시 갑상선암 환자수는 2011년 2880명, 2012년 3216명, 2013년 3415명,2014년 3624명,2015년 3586명으로 최근 5년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전국적으로 해마다 갑상선암 발생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인구가 27만 9천여 명(2016.1월 현재)인 인근 순천시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발생율을 보이고 있다.

여수시 인구(29만 8명 2016. 5월 현재)에 비해 절반 가량인 광양시의 경우는 여수시가 무려 10배 이상의 갑상선암 발생률을 보여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순천시 갑상선암 발생률은 2011년 1522명, 2012년 1662명, 2013년 1694명, 2014년 1648명, 2015년 1545명으로, 광양시는 2011년 215명, 2012년 272명, 2013년 322명, 2014년 291명,2015년 298명으로 드러나 여수시에 비해 인구 비례당 턱없이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갑상선암 진료를 받은 여서동의 A씨(여.45)는 “갑상선 미세암에 대해 수술을 하는 것이 맞는지 틀린지 정확한 정보를 알 수가 없어 화순 대학병원까지 가서 진료를 받고 있다”며 “여수 병원에서는 암 크기와 상관없이 수술한다는 소문 때문에 병원에 가기가 사실 겁이 났었다”고 말했다.

앞서 전라남도가 지난 2014년 1년간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의뢰한 ‘여수시 갑상샘암 역학조사 및 사후관리사업’ 용역 결과에서도 여수시의 갑상샘암 발생률의 증가 경향이 광주 전남 및 전국에 비해 5년 이상 빨리 나타났고, 미세암 또는 초미세암 단계에서 조기 진단의 영향으로 지역내 의료 기관의 ‘진료 행태’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결론을 냈다.

용역팀은 아울러 갑상선암 유병환자에 대한 교육과 정보 제공,심리지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관리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한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여수시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차례도 갑상선암 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고, 특정 의료기관의 진료 행태에 대해서도 실태 조사 한번 파악하지 않고 실정이다.

실제 여수지역의 한 특정 병원의 진료 행태는 이미 지난 2008년부터 거론된 바 있으나 이 병원에 대한 철저한 실태 조사와 사후 조치는 10여 년째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8년 4월 4일 여수시가 주관한 ‘여수시 갑상선암 예방 간담회’에서 전남대 의과대학 신민호 교수는 세계적으로 갑상선암이 많다는 필리핀 항하이 주민이 10만명 당 5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여수 갑상선암 발생률은 10만명 당 200명 이상으로(1996-2005) 천문학적인 숫자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립암센터 이유진 전문의는 여수시의 경우 1cm 이하 미세암 환자가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특정 병원의 진료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병원은 지역 주민의 불안 심리 확산과 달리 최근 갑상선암 수술 4000회를 달성했다는 플래카드를 내 걸고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미세암을 수술하고 안하고는 의사가 판단해서 할 일이다”며 “우리 병원은 서울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도 수술을 잘 한다고 우리 병원으로 환자를 돌려 보내고 있을 정도다”고 항변했다.

이 병원 대표 원장 진료실을 방문해 직접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응급 환자 수술이 있다는 이유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여수시 보건소는 “지난 해 메르스 여파로 갑상선암 역학조사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해당 병원에 대한 실태 파악과 대시민 홍보와 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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