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동부권 지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광역교통망 구축 논의가 십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최근 관련 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해묵은 지역 숙원 해결의 청신호가 켜졌다.

이와 관련 여수·순천·광양 등 3개시는 지난 2004년 10월 광역교통망 구축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타당성 용역을 벌이는 등 '광역교통망 시스템 구축'을 우선 시행 협력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3개 시는 오는 28일 용역 최종보고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12월 최종안을 토대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시행 여부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3개시 광역 행정통합 논의를 위한 선행과제로 추진되어 왔으나 각 지자체 간 얽힌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 사업추진에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광역교통망 논의는 근래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2013순천정원박람회 등 국가적 행사를 기점으로 여수~순천 간 자동차전용도로와, 여수 묘도~광양 금호동을 잇는 이순신대교가 완공돼 3개 도시가 30㎞ 이내 공동생활권이 구축되면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순천 신대지구와 여수 웅천 지구 등 택지개발에 따른 도시외형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3개시 광역교통망 구축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3개 시는 최근 공동으로 전남대 산학협력단에 '광양만권 광역교통망 도입 타당성 용역'을 발주, 광역 시내버스 도입과 시내버스 무료환승제, 택시 광역미터제 등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산학협력단은 최근 광양시청에서 중간보고회를 갖고, 광역시내버스와 광역환승할인제, 택시 광역미터제 도입에 대다수 시민이 찬성한다는 등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광역시내버스 도입 찬성 77%, 환승할인제 찬성 81%, 택시 광역미터제 찬성 56% 등 대부분 3개 시의 생활권 통합에 따른 광역교통망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운수업체들은 경제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버스업계는 무료환승제 시행시 운행간격 차이에 따른 손실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지자체의 재정보전 지원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시외버스 통행량 반영 시 광역시내버스를 운영하면 순천∼광양 노선에서 연간 33억6500만원, 광양∼여수 노선에서 51억7000만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돼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순천 노선은 27억8000만원 정도의 흑자가 예상돼 실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봤다.

또 무료 환승제 도입과 관련해 이용자 조사에서 나타난 환승요금 500원으로 가정했을 때 연간 재정부담액이 광양∼순천 2억7000만원, 순천∼여수 1억7000만원, 여수∼광양 1600만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환승할인제 시행시 순천교통은 연간 8338만원 정도 수익이 증가하는 반면, 광양교통은 같은 금액만큼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밖에 택시 광역미터제 도입과 관련해 산학협력단은 여수·순천·광양 전 지역 통합, 순천시 동쪽 지역과 광양읍 지역 통합, 심야(오후 10시∼오전 4시) 한정 운영, 광역택시 별도 도입후 운영 등의 방안을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순천 동쪽 지역과 광양읍 통합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광역교통망 도입은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인데다 3개 시의 재정비용 부담 가중으로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광역시내버스 도입보다는 대안으로 업체 간 타협을 통해 시외버스 무료 환승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현실에 더 맞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