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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파열음’ 심상찮다이대로 가다간 총선 참패 불보듯 뻔해
조규봉 논설실장

요즘 더불어민주당이 무척 시끄럽다. 공천 파열음 때문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어느덧 유행어처럼 돼버렸다. 공천 잡음은 역대 어느 선거마다 있었지만, 민주당의 공천과정을 들여다보면 전현직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당의 원로들조차 비판할 정도로 원칙과 상식을 벗어나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공천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인사들은 “시스템에 의해 공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에 수긍하는 당원들이나 국민들은 별로 없는 듯 하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의원 평가이다. 하위 20% 이하로 통보받은 31명 가운데 김영주 국회부의장, 박용진 의원, 송갑석 의원 등 대다수가 비이재명(비명)계로 알려졌다. 김 부의장은 “객관적인 지표로 볼 때 결코 납득할 수 없을 없을 뿐더러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했다. 실제로 김 부의장은 4년간 의정활동에서 107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은 각각 95%, 93%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이 대표의 출석률은 상임위 35.56%, 본회의 86.67% 였고, 법안 발의는 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당 경선주자로 나섰던 박용진 의원은 82건의 법안을 발의하고 90~95%의 국회 출석률로 성실한 의정활동을 펼쳤지만 하위 10%로 낙인찍혔다. 송갑석 의원은 지난해까지 국회가 선정하는 의정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할 만큼 뛰어난 평가를 받았지만 당내에선 하위 20%라는 굴레를 벗지 못했다. 평가 기준이나 잣대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이처럼 비명계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의혹을 받는데서 비롯된다. 당시 체포동의안에 반대한 의원은 136명으로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수(167명)보다 31명이 적었다. 이 31명은 공교롭게 하위 20% 의원 수와 일치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설훈 의원 역시 하위 10% 통보를 받고 탈당했다. 설훈 의원은 이 대표를 폭군 연산군에 비유하며 맹비난했다.

‘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4선의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과 5선의 안민석 의원(경기도 오산), 김근태계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도 나란히 공천에서 탈락했다. 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홍 의원은 컷오프된 뒤 “이재명을 위한 시스템 공천만 앙상하게 남았다”며 작심 비판했다.

민주당의 갈등은 대표적인 친문재인(친문)계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컷오프(공천배제)되면서 당 내홍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당이 쪼개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이번 공천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넘어 ‘심리적 분당’의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여기저기서 “해도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가다간 과반이 아니라 3분의 1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자조섞인 우려의 말들이 공공연하게 들린다.

민주당의 심장이라 할 광주에서는 민형배 의원(광산을)을 제외하고, 윤영덕(동구남구갑), 조오섭(북구갑), 이형석(북구을), 이병훈(동구남구을) 등 4명의 현역의원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낙마한 의원들 대부분은 이번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하위 20% 통보를 받은 송갑석 의원은 “이번 총선이 도저히 지기 힘든 선거였는데, 이제는 이길 수 없는 선거로 가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남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구례곡성 갑)이 민주당을 향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으로 신뢰를 회복해 달라”며 현 상황을 에둘러 비판했다.

여기에 단일 기초 지자체로서 유일하게 2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여수의 경우 갑.을 지역구 모두 현역의원을 배제하고, 아예 친명계 인사를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순천의 경우도 전략공천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이는 ‘이재명의 방탄 민주당’을 넘어 가히 공천학살이라 할만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대표와 당 지도부는 공천 탈락자들을 설득하고 끌어안는 노력도 거의 없다. 평가내용을 보여달라는 당사자들의 요청은 일거에 묵살당했다. 이 대표는 퇴진 요구를 받자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365일 대표가 바뀔 것”이라며 일축했다. 또한 “탈당은 자유”라며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후보 시절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달라는 말로 들렸지만, 작금의 공천상황을 보니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여전히 사법리스크가 진행중인 이 대표 입장에서는 정치적 경륜과 능력을 갖춘 인물보다는 자신을 결사적으로 옹호해 줄 방패가 필요한 듯하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 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만약 호남이 없다면 국가도 없다’라는 뜻이다. 비록 상황은 다를지라도 민주당의 모태는 호남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못할 터. 과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민심과 정서를 외면하고도, 자신들이 꿈꾸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조규봉 기자  cgb2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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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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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갑 2024-03-04 07:37:28

    여수갑 지역구에 사는 사람으로서 지금 민주당 공천 작업 아주 만족합니다. 왜요? 조규봉님은 수박이세요? 도대체 정상적인 국회의원이라면 자기 당대표를 구속하라고 표를 찍을 수 있는 겁니까? 정당은 같은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나라가 망해가는데 그깟 국회의원 몇번 더 하겠다고 당대표를 폭군에게 팔아먹는 쓰레기들은 국회의원 할 자격이 없는 것들 입니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지지자들이 180석이나 몰아 줬는데 무슨 개혁을 했고, 무슨 투쟁을 했습니까? 친소 관계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개혁 성향으로 판단을 하시죠.   삭제

    • 시민로 2024-03-01 10:08:44

      하위 20%는 공개하는 것이 맞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되고 비공개로 경선에 가감점 시킨는 건 맞지 않습니다. 당장 규정을 바꾸지 어렵다면 우리 지역의 주철현, 김회재 의원이 공식적으로 밝히면 됩니다. 판단은 시민들의 몫입니다.   삭제

      • rara 2024-02-29 18:17:46

        이재명은 17년 대선경선때도 "민주당을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사람이 아니기에 가능한 구호였고, 7년만에 민주당을 삼켰다.
        이재명의 지지세력은 민주당이 아니라 경기동부, NL같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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