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을 포함한 우리 국토 서남부지역이 수도권 의존에서 벗어나 지역 진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바로 앞바다 건너편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동부 연해지역과 지역개발전략을 연결해야한다고 필자는 평소 주장해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남도가 저쟝성(浙江省)과 전북도가 장쑤성(江蘇省)과 자매결연을 맺고 상호교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고 좋은 기초를 확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쟝성은 중국의 30여개 성(省)급 지방 중에서 1인당 GDP와 경제성장 속도가 가장 높고 빠른 지방이며, 상하이와 함께 중국경제의 중심인 장강삼각주의 핵심지역이다.

저쟝성의 인구는 4,600만명이고 행정구역 면적은 10만㎢로, 인구와 면적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규모이다. 성도(省都)인 항저우(杭州) 시의 인구는 약 700만인에 달하며, 지난 해 경제성장률이 15%였으며, 향후 일정기간 이 같은 고도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디로 저쟝성은 중국 안에서도 핵심지역이며, 전남도의 입장에서 상호교류협력을 통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능동적인 전략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파트너 지역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보기에, 전남도의 對저쟝성 교류자세에는 ‘전략’ 개념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가령, 이곳에 온 후에 전남도의 중국 현지사무실이 저쟝성 수도인 항저우가 아닌 상하이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상하이와 자매결연 도시인 부산시 사무실은 당연히 상하이에 있다.

그러나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전남, 전북, 충남, 경남도의 중국 사무실이 같이 입지해 있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였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유럽연합 보다도 더 큰 중국을 단순하게 한 국가로 보고 전략을 추진하는 데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 않은가?

거대한 중국에 대하여 각 지역별로 차이와 특성을 분석, 인식하고 우리 지자체별로 전략지역을 선정, 분담하여 선택과 집중의 원칙하에 접근하여야 한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원칙은 ‘선택과 집중’이다. 전남도는 저쟝성을 선택하고, 다시 도내의 각 도시들은 저쟝성 내에서 성도(省都)인 항저우와 항구도시인 닝보(寧波), 원저우(溫州), 또는 우리의 강원도 같은 서남부의 내륙 산촌 도시들을 대상으로 전략지역을 선택하고 노력을 집중시킨다 하여도, 성공적으로 뿌리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실익추구를 위하여 의전형식에 연연하지 말고, 도(道)와 항저우 시 간의 교류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항저우시 인구만 해도 전남도의 3배를 넘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 차원의 현지 사무실을 저쟝성 성정부 소재지인 항저우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 기초로 산하 시군과 도내 기업이나 단체들의 對저쟝성 파트너 기구들과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네트워크를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지에서 느끼는 이곳의 변화 속도는  하루가 다르다. 이제 “우리나라와 몇 년 차이”라는 식의 표현은 별 의미가 없다고 느껴진다.

이들은 이미 적지 않은 분야에서 추월차선에 진입해서 가속페달을 밟으며 우리를 앞질러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제대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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