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이혼율이 전국평균을 훨씬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수시가 최근 발표한 2007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여수지역의 혼인 대비 이혼(이혼÷혼인×100) 비율이 전국 평균 37.5%보다 무려 7.5% 높은 4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하루 평균 4.5쌍이 결혼하고 평균 2쌍이 이혼하고 있다는 통계이다. 한마디로 말해 이혼을 밥 먹듯이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OECD국가 가운데 1위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수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가 아닐까. 정말 부끄러운 수치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한때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평판을 얻었을 정도로 부부관계는 물론 가족구성원의 관계가 돈독하고 유대가 깊었다.

우리의 부모들은 부부의 인연을 한번 맺으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살아야 한다’고 믿었으며, 죽을 때까지 같이 사는 것을 행복한 삶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백년회로의 미덕을 지켜온 것이다.

그러나 근대화, 현대화되면서 우리의 사고방식도 서양식으로 변했다. 예전처럼 고통을 참으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보다는 헤어지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이기적 계산(?) 때문에 이혼을 쉽게 결정하는 것이다.

이번 발표한 여수의 이혼율은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법원이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에게 상담을 받은 뒤 이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혼숙려기간을 당초 1주일에서 3주일로 연장하는 제도를 시범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협의이혼 취하하는 건수가 배 이상 높아지는 등 효과가 생겨나자 이혼숙려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현재 국회에 이혼숙려기간을 3개월로 하는 법안이 상정됐다고 한다. 그만큼 이혼숙려기간 연장이 쉽게 이혼하려는 충동을 막는데 최선의 지름길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동물학자인 필리브 브르노는 그의 저서 ‘커플의 재발견’에서 “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젊은 연인들이 결혼하도록 내버려두는가? 어차피 그들 중 30%는 이혼할테이고 또 다른 30%는 불만족 속에서 현상유지에 급급할 터인데 말이다”고 설파했다.

브르노의 말은 젊은 여인들이 결혼하기 전에 무언가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젊은이들은 막연히 결혼의 환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일심동체가 되어 살아야하기 때문에 온갖 갈등과 문제점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언제부터인가 불륜과 외도를 부추겨 이혼을 권하는 온갖 향락산업이 판을 치는 사회” 때문에 결혼생활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이혼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방안은 혼전교육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혼전교육은 성교육과 임신, 출산 등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배우자 각자의 개별적인 삶과 자유를 존중하며 서로에 대하여 이해와 관용, 수용의 폭을 넓혀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결혼교육이 이뤄져야한다고 본다.
서로에 대해 아는 만큼 결혼생활도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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