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통합구매 시행을 불가피함을 시사해 여전히 불씨는 살아 있는 셈이다.
여수산단에 납품하고 있는 지역업체는 8백여개 사로 품목별로는 1백1개 종목이고 이들의 연간 매출액은 구매부문 2천1백14억원, 공사부문 1천2억원 등 모두 3천1백16억원에 달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심대하다고 시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업체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제시 없이 통합구매를 실시할 경우 협력업체의 연쇄도산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은 뻔하다.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이 국내에서 조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원에 비하면 연간 3천억원은 조족지혈이랄 수 있고 그나마 원자재값 부담과 더불어 지역업체들끼리의 피나는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을 유도하는 바람에 이미 도산되었거나 도산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3천억원이라 해 봐야 최근 흉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지역 어선들이 잡아 올린 위판고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
IMF이후 산단 업체들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려 공장증설에 여념이 없지만 수산업이 불황의 늪에 빠지자 여수인구가 1만 여명이나 줄어든 것만 봐도 여수산단의 지역기여도는 너무나 보잘 것 없음을 알 수 있다.
인재육성재단기금마련을 위해 시장이 공장장들을 초청했는데 두 사람만 참석했다는 소문에 지역주민들이 분노할 것은 당연하다. 여수지역발전협의회가 여수시와 여수산단 입주대표들과 협의하여 여수시-산단 공동발전협의회를 탄생시켰지만 시에서 산단 하나되기 운동을 시작, 김을 빼버리는 바람에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지난해 수십년 일해오던 철공소들이 하청업체로 떨어졌고 금년에 운송업체들이 쫓겨나도 손을 쓰지 못하자 이제는 통합구매까지 들고 나왔다. 이것이 여수시-산단 하나되기 운동의 결실인가?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은 여수에 와서 돈 벌었으니 여수발전을 위해 환원한다는 자세로 거듭나야 장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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