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을 시도하던 조선족 60명중, 25명이 배 안에 고기상자를 냉동보관하는 어창(魚倉)에 수용되어있다가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여수경찰서는 8일 새벽, 밀입국자를 태우고,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해안으로 상륙을 시도하던 여수선적 73톤급 안강망 제7태창호(선장 이판근, 43)를 주민의 신고로 붙잡았다.

당시 태창호에는 조선족 35명이 승선해 있었으며 대부분 현장에서 검거되었으나 일부는 도주했다.

여수경찰과 여수해양경찰, 군부대는 합동작전을 통해 이날 오후 4시까지 도주자 전원을 검거했다.

제7태창호 선장을 비롯한 선원 7명에 대해서도 업무상 과실치사와 사체유기,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검거된 밀입국자들은 왕무화(34, 중국 복건성)씨 등 한족(漢族) 24명과 최광일(45, 중국 길림성)씨 등 조선족 11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남성으로 17세에서 47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보였으며 'korean dream'에 부풀어, 1인당 9백만원의 대가를 지불하고 밀입국에 올랐다.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닝보항에서 100t급 어선을 타고 밀입국에 오른 이들은 6일 새벽, 제주도 남서방 약 110마일 해상에서 태창호로 환승했으며 물탱크에 35명, 어창에 25명이 분산수용됐다.

이중 어창에 수용된 25명 전원이 질식 사망했다. 안강망 어선의 어창은 냉동시설이 설치되어있기 때문에 보냉을 위해 철저한 밀폐가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생존 검거된 밀입국자들은 "어창에서 살려달라는 애원과 함께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선원들이 어창의 뚜껑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선장 이판근 씨는 진술을 통해 "7일 오후 1시경, 밀입국자들에게 점심식사를 주려고 어창을 열어봤더니 25명이 질식사한 채로 발견돼 8일, 여수시 남면 소리도 근해상에 시체를 유기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에따라 사체를 유기한 소리도 해상에 경비정을 급파해 사체를 수색하고 있다.

이와함께 태창호에 밀입국자 수송을 알선하고, 시체유기를 지시한 여사구(53, 여수시 경호동)를 검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수 근해에 이처럼 대규모의 밀입국이 시도된 것은 두 번째로 지난해 10월 30일, 10톤급 무허가 어선이 밀입국자 69명을 여수시 화양면 마상마을에 상륙시키고 도주해 밀입국자 전원과 알선책, 선주 및 선원 전원이 검거된 바있다.

한편, 해양경찰은 태창호가 최근 어획고 감소로 안강망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어 밀입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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