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장인가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은 약 19만여평 규모로 납사 분해 공정을 통해 연간 에틸렌 46만톤, 프로필렌 23.6만톤, 고밀도 폴리에틸렌 33.7만톤, 폴리프로필렌 27.8만톤, 에틸렌글리콜 40만톤, BTX 17.３만톤, MMA 4만톤, 복합수지 3만톤, PET 6.5만톤, EOA 3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품들은 어망이나 농업용 비닐, PET병, 배수로용 주름관, 자동차범퍼 등 각종 플라스틱 생활용품 및 산업용품을 만드는데 쓰여진다.

호남석유화학의 최대주주는 롯데물산(33.6%)과 호텔롯데(13.6%)이며 자본금은 1천5백93억원, 자산 총계는 1조3천3백9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5.6%가 증가한 9천7백54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5백79억원, 당기순이익 3백4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1천9백여억원을 투입해 지난 7월, MMA공장을 신설했으며 올해 말까지 에틸렌공장 증설을 마칠 계획이어서 엄청난 매출증가가 예상되는 기업이다.



안전관리는 어떤식으로



여수산단에 입주해 있는 대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안전팀을 구성하고, 공장안전과 사고예방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도 노동부와 여수시, 가스안전공사, 소방서 등 관계기관도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이 9백26만평에 이르는 여수산단의 80여개 공장을 정밀점검 하는 데는 사실상, 인력과 시간부족으로 한계가 있다.

여수시의 정기안전점검을 예로 들자면 3명의 인력이 연 2회에 걸쳐 수십여개의 공장을 돌고 있다.

관계자들도 전체공장의 모든 공정을 점검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는 것을 인정한다.



안전점검, 안전관리 허술에서 비롯



이번 사고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여수산단의 안전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에 대해 지역민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여수산단은 끊임없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왔으며 올들어서도 모두 8건의 사고에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그중 7명이 사망했다.

호남석유화학도 올해까지 10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이 안전관리허술에서 비롯됐다. 5일 발생한 사고도 안전관리 소홀이 원인일 것이라는 수사기관의 일차 의견이 제시됐다.



호남석유화학 책임회피 급급



따라서 이번 호남석유화학 사고는 수습과정에서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안전관리부실로 인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사고회사 측은 책임전가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사고 발생 다음날인 6일, 사고후속조치와 원인규명을 요구하며 유족들이 회사를 찾았다.

하지만 호남석유화학 이영일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자취를 감추고, 대화를 피하자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공장 관계자는 “사고책임은 하도급 업체인 (주)유일에게 있으며 산재보험 등을 포함한 상태로 공사를 발주했기 때문에 공장은 책임이 없다”고 말해 임원들이 사실상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족들은 “작업지시서가 호남석유화학에서 내려왔음으로 안전관리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하도급 업체인 (주)유일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려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있다”고 항의했다.



일제히 성토, 대책촉구



경찰도 7일, 안택수 서장의 지휘하에 5시간에 걸쳐 철저한 현장조사를 펼쳤으며 8일에는 국과수가 현장에서 원인조사활동을 펼쳤다.

경찰관계자는 “책임소재도 중요하지만 안전관리부분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시의회 환경특위도 예견된 인재라고 주장하며 산단안전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각 단체들의 성명서도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단안전관리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환경안전관리가 각 기관별로 실시되고 있어 사고 발생시 책임기관을 가리는 것조차도 힘든 상황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노동부, 여수시, 가스안전공단, 소방서 등 관련기관들을 망라한 여수산단 환경·안전종합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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