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풍파를 헤치고 한국의 아름다운 도시 여수로 밀입국하다 한국 선원의 무지로 고인이 되어버린 ‘중원의 25인 영혼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여러분들을 태우고 밀항을 시작한 그 여수 선원은 해양경찰들의 칼날같은 경계태세가 무서워서 여러분들을 배에 태우지 않은 것처럼 위장을 하다보니, 여러분들을 배 밑창에 태웠던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들께 하루 3끼니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평상시 어선으로 가장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모른척 했던 것이고, 여러분 사체를 바다속에 내던진 것은 겁이 날뿐 아니라 ‘바다사람들은 죽어서도 바다속에 묻히는 것을 바란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이라오.

여수의 한 사람으로 억울하게 바다 위에서 죽음을 맞은 중원의 영혼 여러분들께 마음 깊이 명복을 빌고 사죄드립니다.

중원의 영혼들이여, 여러분들께서는 부디 남해안의 수호신으로 환생 하시기를 소원하며, 여러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의 조상들, 특히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생계를 꾸려온 여수의 바다사람들은 중국 대륙을 향한 항해를 평생동안 꿈꾸고 살아왔답니다.

그런데 여수 사람들이 아닌 중원 대륙의 스물 다섯명의 영혼들이 그 뱃길을 쫓아 여수로 오다가 불의의 객사를 당했다는 비보를 전해듣고, 안타가운 마음과 함께, 춥고 배고픔에 바다 위로 떠돌 중원의 이름없는 영혼들을 생각하면서 여수사람들은 위령제를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답니다.

부디 용궁에 가셔서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기원하며, 여수 남해안의 수호신으로 환생하여 천상의 빛으로 승천하시기를 기원해마지 않습니다.

중원의 스물 다섯 영혼들이여!

남해안 뱃길을 오가는 당신들의 고향, 중원의 뱃사람들을 만나거든 ‘뱃길은 위험하니, 통일이 된 이후에 육로로 들어오라’고 전해주기 바랍니다.

여수 남해안 바다 위에서 객사한 중원의 영혼들이여, 원한이 깊고 미련이 많으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바다 위를 외롭게 떠돌 수밖에 없을 것이오니, 부디 마음을 비우고 훨훨 하늘을 날아 고향에도 가시고, 용궁과 천국에도 가십시오.

중원의 영혼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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