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경 여수노인복지관장

[여수신문] 복지의 사각지대가 사회적인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마음의 복지로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는 어느 한 복지회관을 찾았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의 진한 향기가 배어 있는 그 곳은 학동에 위치한 여수노인복지관.

여수노인복지관은 지난달 희망밥차 공모전에 당선 돼 결식노인들의 끼니걱정을 덜어주고 지리적 한계를 넘어 복지사각지대에 방치된 노인들에게 따듯한 손길을 전하고 있다.

신미경(43) 여수노인복지관장은 밥차는 도서벽지가 많은 여수지역에 절실한 장비라고 말했다.

“희망밥차 재수해서 얻은 거예요. 하하. 지난 공모전에서 떨어졌지만 이동복지를 운영하고 있던 중 식사제공에 한계를 느끼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거죠” 

그는 또 “옛날 어르신들은 마을 어귀 당산나무 밑에서 수제비를 한솥 끓여 이웃들과 나눠먹기도 했잖아요. 그 한솥문화를 재현한 것이 바로 밥차입니다”라며 밥차의 의미를 더했다.

희망밥차는 끼니만 해결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이 힘나고 신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 거동이 불편한 결식노인들을 위해 도시락배달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고.

여수노인복지관은 지난 2007년 우수자원봉사인증센터기관으로 지정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제8회 전국사회복지 자원봉사대회’에서 자원봉사 우수관리기관으로 선정 돼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을 받았다.

신 관장은 50여명의 직원들과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아낌없이 찬사했다.

“업무평가에서의 1등은 당연하지만 자원봉사 우수관리상은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들이 고맙고 그들이 동참 할 수 있도록 꺼리(?) 제공을 위해 프로그램 개발에 게을리 하지 않는 직원들에게도 늘 고맙습니다”

신 관장은 생각보다 여수지역의 복지사각지대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시골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죠. 구도심에 가보면 분노를 느낄 때가 많아요.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쓰며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쪼그리고 앉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학교의자나 고무 통을 개조해 쓰시는 것을 보고 자식들이 이것을 봤을 텐데”라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했다”며 회고 했다.

하지만 신 관장은 여수의 복지문화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기관이나 단체에 소속돼 봉사활동을 펼쳐왔지만 요즘은 뜻이 맞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작은 것부터 봉사실천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복지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과시성 봉사활동을 일삼는 몇몇 기관이나 단체, 기업에 “봉사에는 마음이 앞서야 하는데 실적이나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이율배반적인 봉사는 지양되어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신 관장은 ‘특별한 나눔’이라는 새로운 복지아이디어을 제안했다.

“생일이나 승진과 같은 특별한 날 사람들은 주위사람들로부터 축하와 선물을 받잖아요. 역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배푼다면 더욱 특별해지지 않을까요”

좋은 생각이다며 수긍하자, 이내 그는 정신적인 지주 진옥스님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겸손을 보였다.

“복지관 직원들이 늘 새로운 복지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마음으로 봉사하는데에는 진옥스님의 큰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봉하마을 밥차지원 봉사도 그분의 큰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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