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4.30 오천동 해양경찰학교 유치계획을 철회해야 된다고 밝혔으나 그대로 진행되고 있어 역사에 죄를 짓는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필을 들었다.

1889년 조정에서 경부선 철도를 서울→공주→청주를 거쳐 부산으로 건설하려고 결정될 당시 공주, 청주 유림들이 “양반 사는 동네에 왠 쇳소리냐”며 극력 반대해서 결국 공주와 청주의 중간인 대전을 경유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대전은 지금 교통의 중심지로 150만 명을 육박하는 대도시로 번창하고 있고, 공주는 1932년 도청소재지를 대전으로 빼앗겼고, 인구는 12만8,000여명에 불과하다. 일제 때 호남선과 전라선의 기점을 전주에서 출발하려고 했으나 전주 유림들이 들고 일어나 결국 이리(지금의 익산)로 결정됐다.

그 결과 지금은 익산까지 KTX가 다닌다. 전주 사람들이 땅을 치고 후회한다. 지역 주민의 잘못된 선택이 지역의 낙후를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종시도 수정계획은 50만 명 수용계획이었으나 원안인 17만 명을 택했다.

그런데 정부 제2청사가 세종시로 가는데 과천시민들은 왜 반대하지 않았을까? 이것도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오천동 수원지 일대는 아름드리 삼나무 숲이 병풍처럼 우거져 있고, 다양한 식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을 뿐만 아니라 호수와 바다가 있어 그림같이 아름답다. 지금 그곳에 준 군사시설인 해양경찰학교가 들어서고 있어 다시는 구경할 수 없게 될 것 같다. 여수가 아껴놓은 마지막 땅은 오천동 수원지 일원과 신월동 한국화약 부지이다.

시민들은 이미 확정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이것은 양식있는 사람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미래를 위한 백년대계라면 후손들을 위한 시대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이웃 순천에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면 안 된다고 성명서 내고 플랜카드 걸었던 시민들이 왜 침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해양경찰학교 유치당시 보도(2008.4.16 여수신문 5면)에 의하면 그곳에 해양경찰학교가 들어서면 상주 직원이 약 1,000여명에 이르고, 면회객까지 포함 연간 60만 명 이상이 여수를 찾게 될 것이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유치 배경을 설명했다.

지금도 오천동 일부 주민들은 해양경찰학교가 해양경찰대학인 줄 착각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라에 해양경찰대학은 없다. 해양경찰학교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그곳은 해양경찰 공무원을 교육시키는 곳이다.

육상경찰학교가 전국에 3개소 있고, 해양경찰학교는 천안에 하나 있다. 천안에 있는 학교 상근직원은 60~70명이다. 논산훈련소도 아닌 공무원 교육원에 면회객이 연간 60만 명이나 올 수 없다.

60만 명이 오려면 매월 5만 명, 매일 1,650여명이 여수로 와야 한다. 과천에 있는 중앙 공무원 교육원도 하루 면회객이 10여명 안팎이다. 그리고 계획대로라면 여수시가 765억 원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엑스포지원시설 예산도 없는데 그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서 유치하면 무슨 부가가치가 있는가? 그 돈이면 수많은 공장을 유치해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곳에 학교가 들어서면 그곳은 총 쏘는 훈련장으로 사방이 철조망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고, 훈련생들도 그곳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게 될 것이다. 부두에도 함정이 정박해서 항해가 제한될 것이다.

인근 주민들 생각같이 일자리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구적인 준군사시설이 들어서면 그 지역은 영어(囹圄)의 도시로 전락되고 말 것이다. 다른 도시는 부가가치가 없다고 유치를 포기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당초계획을 철회하고 367만㎡ 부지에 시민 휴식공원(생태공원)과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유치(골프장, 실버타운, 학교)하고, 그 나머지는 후세의 몫으로 남겨두자.

끝으로 해양경찰학교 유치는 중앙정부와 약속한 사항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그 학교는 돌산, 화양, 소라, 율촌 등지 해안에 건설하면 예산도 절약되고 그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를 보지 못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오천동에 해양경찰학교를 유치하면 머지않아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모든 역사는 1%의 선각자들에 의해 이뤄진다” 했다. 책임있는 자들은 역사의 키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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